미디어법 기싸움…국회 팽팽한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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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국회의장이 쟁점법안의 2일 직권상정을 예고한 1일 국회는 하루 종일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경찰이 국회 출입구마다 배치돼 출입을 제한하는 조치가 계속되는 가운데 국회 경위들이 본회의장 내에 들어가 경계를 섰다. 국회 곳곳에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여야는 하루 종일 각종 채널을 통해 막판 협상을 벌였으나 밤늦게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진통을 겪었다.
양당 지도부는 주말 내내 협상의 돌파구를 열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다. 정책위의장,수석원내부대표 간의 협상이 몇 차례 있었고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 정세균 민주당 대표도 1일 올해 들어 처음으로 마주 앉았지만 신방겸영(신문과 방송 겸영) 내용이 담긴 '미디어법'에 걸려 최종 합의를 도출하지는 못했다. 수세에 몰린 민주당이 협상에 적극적이었다. 직권상정을 막을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자칫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는 다급함이 묻어났다. 민주당은 이날 아침 국회 문화방송통신위 회의장에 대한 점거를 풀었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빠르면 6월 임시국회에서 미디어법을 처리할 수도 있다"는 수정안을 제시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미디어법 등 쟁점법안의 2월 임시국회 내 처리를 고집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6월에 가서 처리해준다는 보장이 어디 있느냐"며 "물리적 충돌이 있더라도 국회에서 처리를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한때 대기업의 지상파 소유 지분 완화 등 일부 법안의 수정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당 핵심 관계자는 "전혀 논의된 바 없다"고 부인했다.
양당은 2일 본회의에서의 '결전'에 대비해 준비에 들어갔다. 한나라당은 1일 의원총회를 소집해 집안 단속을 하며 직권상정된 법안에 대해 혹시 나올지도 모를 반란표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했다. 한나라당 의원 100여명이 야당의 본회의장 입구 봉쇄에 대비해 이날 저녁부터 로텐더홀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본회의 시작 전 회의장 점거 방안을 탐색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뚜렷한 방법이 없는 게 현실이다. 박계동 국회 사무총장의 본청 출입제한 조치 발동으로 당직자 및 보좌진의 진입이 봉쇄된 상황이다.
노경목/이준혁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