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AIG 계약자는 안전"

금감원, 국내법으로 별도 보호
하영구 씨티행장 "국유화 영향없다"
한국 AIG생명보험과 AIG손해보험이 미국 본사로부터 분리됐지만 보험 계약자들의 계약은 안전하게 유지된다. 한국씨티은행은 미국 씨티그룹 국유화에 따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강영구 금융감독원 보험업서비스본부장(부원장보)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 정부가 AIG에 추가 지원키로 함에 따라 국내 AIG의 불확실성이 제거돼 나쁜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국내 AIG의 계약자 보험금에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한국 AIG생명,손보의 보험자산은 국내 보험업법에 의해 별도로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본부장은 "보험사 영업이 심리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국내 AIG 창구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계약 해지가 발생하는 등의 그런 일은 없다"고 말했다. 미국 AIG 본사는 지난 2일(현지시간) 뉴욕 연방준비은행(FRB)의 구제금융을 받는 대신 한국 AIG생명이 속한 AIA(홍콩 소재 아시아 생명보험부문) 지분을 특수 목적회사(SPV)로 넘긴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국 등 아시아 13개국에 3000만명의 고객을 가진 AIA는 실질적으로 FRB의 지배를 받는 독립 사업체가 됐다. 이에 따라 한국 AIG생명은 사명을 AIA생명으로 바꾼다.

이와 관련,AIG에 정통한 소식통은 "FRB가 AIA 지분을 인수키로 한 것은 지난해 말부터 추진해온 매각 작업이 가격 문제로 여의치 않기 때문"이라며 "당분간 AIA는 독자적으로 영업하면서 매각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AIG는 지난주 AIA 입찰을 실시했으며 여기엔 영국 푸르덴셜,캐나다 매뉴라이프,싱가포르 테마섹이 참여했다.

AIG손보의 경우 AIG가 손해보험 사업을 AIU홀딩스로 분리키로 함에 따라 지분 구조상으로는 AIG 내에 머물지만 독자 이사회와 경영진에 의해 운영되는 등 재무적으로는 분리된다. 우량사업부문인 손해보험 사업만 떼어내 AIU홀딩스를 만들었기 때문에 재무적 불확실성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은 미국 정부가 씨티그룹을 사실상 국유화한 것이 국내 씨티은행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 행장은 "전 세계적으로 씨티의 경영전략이나 운영방식에 변화가 없을 것이며 특히 고객 서비스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매각설을 강력히 부인했다.

하 행장은 "지난해 말 본사에서 8억달러를 증자받아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등이 국내 은행 중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도 수익성이나 성장성이 좋은 법인은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씨티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12.69%이며 기본자본비율은 10.56%에 달한다.

김현석/이태훈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