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먹거리] 내 아이가 먹는거니까…'자연지향'이 식탁을 바꿨다

멜라민·이물질 파동 후 소비자도 업체도 '안전·건강' 우선
과자시장 이어 식용유·유제품 등 전체 식품업계로 '자연주의 열풍'

네살짜리 딸을 둔 주부 김현숙씨(34)는 요즘 대형마트보다 집 근처 전통시장(재래시장)에 더 자주 간다. 불황으로 빠듯해진 살림살이 탓에 생선 채소 등 반찬거리는 주로 전통시장에서 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뜰주부 김씨도 딸 아이 먹거리를 살 때 만큼은 돈을 아끼지 않는다. 과자를 살 때면 대형마트에 들러 한참 동안 성분 비교를 한 끝에 그는 결국 가격이 가장 비싼 프리미엄 제품을 집게 된다.

올해 식품업계의 화두는 단연 '안전'과 '건강'이다. 먹거리 시장에서 웰빙 트렌드는 비단 어제 오늘 얘기는 아니지만,최근엔 그 열기가 한층 더 뜨거워진 느낌이다. 작년 한햇동안 각종 이물질 사건과 멜라민 파동 등을 겪은 터라 소비자와 식품업체 모두 먹거리 안전성과 건강 지향성에 대해 어느 때보다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최근 식품업체들의 마케팅 전략은 '덧셈'과 '뺄셈'을 적절히 활용하는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몸에 좋은 성분이 함유된 것을 적극 알리는 한편,각종 인공첨가물 사용은 최대한 억제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

현재 웰빙 경쟁이 가장 첨예하게 전개되고 있는 먹거리 분야는 과자 시장이다. 지난해 오리온이 '닥터유'를 내세워 프리미엄 과자 경쟁을 촉발한 뒤 올 들어 롯데제과,해태제과,크라운제과 등이 앞다퉈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들 제과업체의 마케팅 포인트는 '덧셈 · 뺄셈' 마케팅의 한 전형이다.

롯데제과의 프리미엄 과자 '마더스 핑거'는 모든 제품에 밀가루를 빼는 대신 국내산 쌀을 사용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해태제과의 '뷰티 스타일'도 미국에서 조사된 14가지 장수식품의 공통 원료인 '슈퍼푸드'를 사용한 점을 강조하고 있다. 크라운제과의 '후레시 스토리'는 1등급 우유와 ㎖당 1억마리 이상의 유산균이 함유된 요거트,1+등급 계란 등을 사용하는 대신 방부제는 쓰지 않았다는 점이 제품 컨셉트다. 웰빙 과자의 선두주자인 오리온 '닥터유'는 나트륨 포화지방 트랜스지방 콜레스테롤 등을 줄인 대신 칼슘 철분 비타민 등을 보강했다는 점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과자 외에도 식용유,유제품,어묵,두유 등 먹거리 아이템 전반에서 웰빙 컨셉트는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효소공법을 활용해 지방 성분이 몸속에 잘 쌓이지 않도록 한 신개념 프리미엄 건강유 '백설유 라이트라'를 내놓았다. 풀무원의 '순살어묵'은 밀가루와 전분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프리미엄 포장 어묵이다. 매일유업의 '매일 상하목장'은 지방자치단체와 낙농가,유업체 간의 협력을 통해 생산된 유기농 우유.서울우유는 100% 국산콩만을 사용한 두유 '두잇'을 내놓고,두유 시장의 새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야쿠르트의 위건강 발효유 '윌',롯데제과의 충치예방 껌 '자일리톨 휘바',떠먹는 요구르트의 대명사격인 빙그레 '요플레'등은 웰빙 트렌드와 부합하는 대표적인 스테디 셀러로 꼽히고 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