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교육감 선거 전교조 vs 非전교조 격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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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앞두고 5명 이미 출사표경기도의 유치원과 초 · 중 · 고교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수장인 경기도교육감 선거가 내달 8일 치러진다. 지난해 7월 서울교육감 선거와 마찬가지로 전교조 대 비(非)전교조 구도로 선거가 진행될지 특히 관심이다.
5일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경기도교육감 선거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후보는 5명이다. 여기에 오는 9일 김진춘 현 교육감이 기존 교육감직에서 잠시 물러나는 직무정지를 신청하고 예비후보자로 등록할 예정이어서 '6파전'이 예상된다. 이 중 전교조 등 진보단체들의 지지를 받는 권오일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군은 대체로 중도 혹은 보수 계열로 평가된다. ◆진보1 · 중도1 · 보수4 구도
보수 계열로는 김진춘 현 경기도교육감과 강원춘 전 경기교총 회장이 강력한 후보로 꼽힌다. 김 교육감은 자율과 경쟁,학교별 특성화 교육을 강조한다.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학교에서 원하는 공부,맞춤형 공부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지론이다. 강 후보도 자율과 경쟁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율형 학교 · 기숙형 고등학교를 확대 설치하고 국제중 · 고와 외국 유명학교의 분교 등을 유치하겠다고 공약하고 있다. 또 사이버교실(학점 인정)과 사이버학교(학력 인정)를 실험 운영하는 방안을 내놨다.
과천고 교장과 경기안성교육청 교육장을 지낸 교육관료 출신인 김선일 후보는 지역별 우수명문학교를 설립하고 부적격 교사 퇴출과 조기 유학이 필요 없는 영어교육 등을 제시하고 있다. 대야초 교사 출신인 한만용 후보는 6명의 후보 중 가장 '교사복지'를 강조한다. 교사가 방학에 완전히 쉴 수 있도록 하고,교육계의 관료주의를 뿌리뽑겠다고 하는 등 현장 교사들이 좋아할 만한 정책들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비교적 중도파로 분류되는 경기대 공공경제학부의 송하성 교수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경제기획원에서 오랫동안 경제관료 생활을 해왔다. 고교 무상교육과 탄력적 고교평준화 등이 공약이다.
특수교육 연대사업국장 등 전교조 활동을 했던 권 후보는 대구 사범대 특수교육학과를 졸업한 특수교육 전문가다. 경기 평택의 청각장애인 학교인 에바다학교에서 근무하면서 재단의 비리 문제로 해임과 복직을 6차례나 반복했으며 재단이 정상화된 2003년부터 교감을 맡았다. 권 후보는 '경기 학교들을 핀란드형으로 만들겠다'며 이를 위해 0교시 · 야간자율학습 · 영어 몰입교육 등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지역별로 표심 갈릴 듯경기교육감 선거는 상대적으로 자율성 · 수월성 교육을 선호하는 신도시 지역과 평등성을 지지하는 비신도시 지역의 표심이 확연히 구분되는 양상이다.
교육열이 높은 분당 · 과천 · 일산 · 평촌 등 신도시 지역에서는 지난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강남 3구의 주민들이 공정택 교육감에게 몰표를 줬던 것과 유사하게 보수 후보에게 몰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농업종사자 등이 많은 비신도시 지역에서는 진보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높을 것으로 보여 결과를 예측하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보수계열 후보가 4명이나 되는 만큼 중도에 일부 후보가 타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고 사퇴하는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도 크다.
이상은/이재철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