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용의 펀드 클리닉] 환헤지한 해외펀드도 환율 신경써야 하는 이유…

삼성증권 컨설팅지원 팀장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증가하면서 환율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그러나 환율 변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환노출형 해외 펀드 투자자들과 달리 환헤지형 해외 펀드 투자자들은 환율 변동이 자신과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부 환헤지형 해외 펀드도 최근의 환율 변동으로 발생하는 환차손익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왜 그럴까. 첫 번째 원인은 외화자산의 가치가 매일 변화한다는 점이다. 해외 펀드의 주요 투자 대상인 주식은 가격의 등락이 매우 큰 자산이다. 환위험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외화자산의 가격 변동에 따라 환헤지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해외 펀드의 환헤지를 위한 수단으로는 대부분 선물환과 선도환을 사용하고 있다.

선물환거래는 장내시장에서 표준화된 계약을 통해 손쉽게 거래할 수 있고,선도환거래는 장외시장에서 거래 상대방과 1 대 1로 계약을 맺기 때문에 환헤지 기간과 금액 등을 계약 당사자 간 협의에 따라 결정한다.

하지만 두 방법 모두 매일 변하는 펀드의 외화자산 가치에 맞춰 100% 환헤지를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또 무리하게 100% 환헤지를 추구할 경우에는 수수료,증거금의 부담이 커지거나 환헤지 계약 청산에 따른 비용이 과도하게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환헤지형 해외 펀드들도 현실적으로 조정 가능한 비중 범위 내에서 환헤지를 실시하는 것이 일반적이고,이는 일정 수준의 환위험 노출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다른 원인은 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해외 자산의 통화와 환헤지 통화가 서로 상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환헤지를 하는 브릭스펀드는 외화자산에 대해 원 · 달러 환헤지를 실시하거나 홍콩 H시장에 투자하는 중국 비중에 대해서만 환헤지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브릭스펀드의 자산 중 일부는 브라질 헤알화,인도 루피화 등의 통화로도 투자되고 있다.

결국 환헤지형 브릭스펀드라고 하더라도 헤알화나 루피화 등의 환율 변동에는 일정 수준 노출돼 있다는 얘기다. 환위험을 축소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원화와 각국 통화 간에 직접 환헤지를 실시하는 것이지만,과다한 비용 부담이 발생하거나 적절한 환헤지 수단이 없는 경우에는 이와 같은 환헤지 통화의 불일치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환헤지형 해외 펀드의 실질적인 환헤지 효과는 펀드마다 상이하게 나타난다. 따라서 해외 펀드 투자의 환위험을 가능한 한 축소하고 싶은 투자자라면 이를 감안해 펀드를 선택해야 한다. 실질적인 환헤지 효과에 대한 체크포인트로는 제안서나 투자설명서를 통해 펀드의 환헤지 비율목표와 환헤지 대상 통화를 확인하고,펀드의 과표 기준가를 통해 환차익을 추정해보는 방법 등이 있다. 이를 통해 예상치 못했던 환위험에 자신의 자산이 노출되는 것을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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