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월 실업률 8.1% 25년만에 최고치

미국의 2월 실업률이 8.1%로 치솟아 2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불과 한 달 사이에 0.5%포인트나 급등한 것으로 1983년 12월의 8.3% 이후 가장 높다.

미국 노동부는 6일 지난 2월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감소가 65만1000명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68만1000명,1월 65만5000명까지 포함해 3개월 연속 6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날아간 것이다. 이는 1939년 해당 통계의 집계가 시작된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2월 실업률은 12월과 1월 실업자 수가 당초 발표보다 각각 10만4000명과 5만7000명 늘어나면서 블룸버그통신의 전망치 7.9%를 크게 웃도는 8.1%로 나타난 것이다.

1월 실업자수는 정부 발표치인 59만8000명에서 65만5000명으로 늘었고 지난해 12월 실업자수도 당초 발표됐던 57만7000명에서 68만1000명으로 급증했다. 12월 실업자수는 1949년 10월 이래 최대치다.

미국 정부는 당초 올해 실업률을 8.1%로 예상했다. 불과 두 달 만에 예상치에 도달,미국의 고용사정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미국 경제가 2007년 12월 '침체'에 접어든 이후 직장을 잃은 사람들의 숫자는 440만명으로 이 중 절반 이상이 최근 4개월 동안 실직했다. 2차 대전 이후 최악의 실업 사태다. 토쿄미쓰비시UFJ의 엘렌 젠트너 이코노미스트는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어떤 신호도 찾을 수 없다"면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사상 최악의 침체"라고 밝혔다.

실업률 증가로 미국 소비는 더욱 위축되고 경기 침체는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차 판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빅 3'가 추가로 감원에 나서는 등 실업 증가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달 4만7000명을,크라이슬러는 3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자동차 부품업체들도 감원에 나서고 있다. 오하이오에 있는 베어링 생산업체인 캔돈은 올해 중 400명을 감원키로 했다. 최근 들어 금융 · 건설 및 소매업 분야에서도 감원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