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버금가는 공연회사 만들겁니다"

'난타' 흥행시킨 숨은 실력자 이광호 PMC 공동 대표
5월 삼성동에 7번째 전용관 개설…증시 상장도 추진
공연제작사 PMC는 넌버벌퍼포먼스 '난타'로 한국 공연산업을 한 단계 끌어올린 주역이다.

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면서 '구멍 가게' 수준의 공연 제작사를 제대로 된 '기업'으로 업그레이드시켰다. 공연계 최초로 공채 제도를 도입했으며,고정적인 수입을 창출하기 위해 전용관도 처음으로 만들었다.

이 같은 PMC의 성장에는 배우 출신인 송승환씨와 함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이광호씨(52)의 공이 절대적으로 컸다.

'난타'를 탄생시킨 이가 송 대표라면 전용관을 만들고 수익사업으로 키운 사람은 이 대표였다. 충남방적 창업주의 셋째 아들인 그는 송 대표와 휘문고 동기로 '난타'가 어려웠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재정문제를 전담하고 있다.

그는 1996년 송 대표의 제안으로 투자를 시작했다가 2000년에는 충남방적 전무자리를 박차고 나와 본격적으로 공연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대표의 가장 큰 공로는 2000년 전용관을 마련한 것이다. 그는 "기업의 기본은 안정적인 수익 구조인데,공연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드는 방법으로는 전용관 설립이 최선이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라고 당시를 회고했다. 전용관이 생기자 1999년에 11억원이었던 매출액이 이듬해 38억원으로 늘었고,2001년에는 72억원으로 불어났다. 2002년에는 100억원,2004년 200억원을 넘어선 뒤 한 번도 200억원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다.

그는 경영 전문가지만 작품을 보는 눈도 뛰어나다. "일부러 공연 제작 과정을 보지 않아요. 제작에 참여하게 되면 내 자식을 대하는 것처럼 객관적인 기준을 잃게 되니까요. "

흥행에 실패한 공연의 세트는 태우는 것도 그의 원칙이다. 세트를 갖고 있으면 안 되는 공연도 다시 올리고 싶은 괜한 욕심이 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PMC의 수익 구조가 '난타'에 절대적으로 의지하는 것이 위험하지는 않을까. 이 대표는 "분명히 수익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지만 반드시 '시기'의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송 대표가 요즘 "이 대표가 동침해 주지 않아 애(작품)를 못 낳고 있다"고 농담삼아 얘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잠시 몸을 낮추고 있긴 하지만 PMC에 대한 그의 꿈은 크다. 환율로 인해 일본인 관광객들이 늘면서 '난타'의 매출은 지난 겨울보다 148%나 늘었다. 이 속도로 2012년에는 반드시 PMC를 증권시장에 상장시킬 계획이다. "오는 5월 중에는 지금 세종문화회관 뒤편에 있는 사무실을 강남 삼성동으로 옮길 겁니다. 거기에 일곱번째 전용관도 열고요. 이렇게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어 나가다 보면 언젠가 대기업 못지 않은 공연 회사를 만들 수 있을 겁니다. "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