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감면 한달…가격 싼 미분양만 '햇살'

한강신도시 '우남퍼스트빌' 한달 새 120가구 팔려
분양가 낮춘 용인 신봉지구·평택도 수요자 몰려
미분양 양도세 감면 한달 성적표는?

정부가 미분양(신축)아파트에 대한 양도소득세 한시감면을 발표(2월12일)한 지 11일로 꼭 한 달이 된다. 한 달간 수도권 주요 지역의 업체별 미분양 판매 실적을 조사한 결과 지역과 단지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100가구 넘게 판 곳이 있는 반면 1가구도 처분하지 못한 업체도 있었다. 대체로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거나 △분양가할인 등 혜택이 많은 곳 △주변에 개발호재가 있거나 랜드마크인 단지 등이 인기를 끌었다. 다만 최근 들어 환율급등 등으로 경제 불안에 대한 우려가 다시 높아지면서 미분양 물건을 찾는 수요자들의 발길도 점점 뜸해지고 있다.
◆김포,인천 청라 최대 수혜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우남퍼스트빌'을 분양 중인 우남건설은 지난 한 달간 미분양 물량 120가구를 팔았다고 10일 밝혔다. 3.3㎡당 평균 분양가가 1070만원 선으로 최근 인근에서 분양한 단지보다 200만원가량 싸다. 이에 따라 전체 1202가구 중 180가구 정도만 미분양으로 남았다.

풍림산업이 인천 청라지구에 공급한 주상복합아파트 '청라 엑슬루타워'(616가구,126~203㎡)도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 풍림산업 측은 지난달 12일 이후 172가구가 정식 계약돼 87가구(저층)만 미분양으로 남았다고 설명했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1200만원 선.최근 인근에서 분양한 웰카운티(인천도시개발공사)보다는 100만원 정도 비싼 수준이지만 랜드마크 성격을 띤 초고층 주상복합이라는 점이 먹혀들었다는 분석이다.


◆분양가 할인단지도 햇살

반도건설에 따르면 평택 용이지구의 '반도유보라'(480가구)는 최근 한 달간 17가구 팔렸다. 지난 1월에 5가구가 계약됐던 것에 비하면 괜찮은 성적이다. 분양대행사인 우영D&C의 조우형 사장은 "무이자 대출과 발코니 무료 확장,계약금 인하 등을 통해 820만원인 3.3㎡당 분양가가 사실상 790만원대로 낮아진 게 주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고분양가로 인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은 용인지역에서는 동일하이빌이 선방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신봉동일하이빌'(1462가구)은 지난 한 달간 80가구가 가계약됐고 이 중 60가구가 정식계약돼 주인을 찾았다. 작년 11월 분양가를 3.3㎡당 1547만원에서 1460만원대로 내렸다. 하지만 3.3㎡당 1500만원대의 분양가를 고집하고 있는 이 지역 나머지 단지들의 미분양 소진률은 낮았다. 주변 집값이 3.3㎡당 1000만원대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고양시는 지역 · 단지별로 희비

벽산건설은 식사지구에 짓는 '블루밍일산위시티'가 지난 한 달간 150가구 계약됐다고 밝혔다. 식사지구에서 '일산자이'를 분양 중인 GS건설 관계자도 "중도금 무이자 대출과 계약금 정액제 등으로 기대 이상의 계약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인근 덕이지구는 식사지구에 비해 성적이 조금 떨어진다. 152㎡형 이상 대형 물량 900가구를 미분양으로 갖고 있는 신동아건설은 조만간 파격적인 분양조건을 제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덕이지구의 한 분양업체 관계자는 "양도세 감면 발표 직후 일시적으로 수요자들이 몰렸다가 최근 들어 발길이 끊겼다"고 전했다.

이건호/박종서/이호기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