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G 파산땐 대형금융사 15곳 연쇄 위기"

UBS·BOA 등 파생거래로 엮여… AIG "일자리 11만개 사라질 것"
세계 최대 보험사인 AIG가 파산한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엔 어떤 영향을 미칠까.

AIG가 구제금융 신청을 위해 미국 정부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등 대형 금융사 15곳이 연쇄 위기에 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IG는 이처럼 자신들을 망하게 놔두면 대혼란이 불가피하다고 정부를 압박,300억달러의 추가 구제금융을 받아냈다. 미 경제전문지 포천은 9일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등 15개 대형 금융사는 일종의 금융 보험상품인 신용부도스와프(CDS) 등을 매개로 AIG와 계약 관계를 맺고 있어 AIG가 부실화될 경우 연쇄 파산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AIG와 파생상품 계약을 맺은 곳은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외에 소시에테제네랄(프랑스),도이체방크와 DZ방크(독일),크레디아그리콜(프랑스),UBS(스위스),바클레이즈(영국),뱅크오브몬트리얼(캐나다),라보은행(네덜란드) 등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 미국) 와코비아(미국) HSBC(영국)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 영국) 바클레이즈글로벌인베스트(영국) 등도 포함됐다. AIG가 파산할 경우 이 회사가 판매한 CDS를 산 금융사들의 피해는 불가피하다.

AIG는 "자신들을 망하게 놔두면 대혼란이 불가피하다"며 정부를 압박하기도 했다. AIG는 보험 가입자를 감안할 경우 파장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AIG의 미국 내 생명보험 계약은 19조달러에 이른다. 이 보험 계약이 한꺼번에 해지되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닥칠 수 있다는 것이다. AIG가 진출한 140여개국의 보험시장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AIG는 380억달러를 투자해 놓은 머니마켓펀드(MMF) 시장에도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세계적인 항공기 리스회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어 이 회사가 발주해 둔 125억달러어치의 항공기 주문이 취소될 경우 보잉사와 관련 부품 업체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자신들이 망하면 일자리를 잃는 직원 수가 11만6000명에 달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AIG는 최근의 300억달러를 포함,네 차례에 걸쳐 1800억달러에 달하는 구제금융을 받았다. 이 가운데 500억달러는 CDS를 사들인 금융사에 지급,혈세로 다른 금융회사에 진 부채를 갚는 빚잔치를 했다는 비판이 거셌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