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소비 늘리기 위해 부가세도 인하
입력
수정
독일도 반대철회하고 전격 합의유럽연합(EU)이 회원국 간 이견으로 표류하던 부가가치세(부가세) 세율 인하에 전격 합의했다. 세금을 낮추면 판매가격도 인하돼 소비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EU 27개 회원국 재무장관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정례 회의에서 각국 정부가 서비스업종에 한해 현행 15%인 부가세 최저세율을 한시적으로 내릴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최저세율을 얼마로 낮출지는 결정하지 않았지만,이날 합의로 회원국들은 고용 효과가 큰 요식업 숙박업 이미용 등 서비스업종에 부과하는 부가세율을 15% 밑으로 조정할 수 있게 됐다.
부가세 인하를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던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부가세 기본세율을 현행 19.6%에서 5.5%까지 낮추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조만간 프랑스 현지 레스토랑에서 더 싼 값에 식사를 즐길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부가세 세율 인하는 작년 11월 말 EU 집행위원회가 마련한 2000억유로 규모의 경기부양책 가운데 핵심 내용 중 하나였지만 회원국 간 이견으로 결정이 미뤄져왔다. 특히 제조업이 강한 유럽 최대 경제국 독일이 반대 입장을 고수해오다가 이번에 경기 부양이 시급하다는 다수 회원국의 압력 앞에 결국 손을 들었다. EU 이사회 순번의장국인 체코의 미로슬라프 칼로우세크 재무장관은 "경제위기에 직면한 현 상황에서 고용과 소비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몇몇 회원국이 신속한 타협을 강하게 압박했다"고 말했다.
반면 페어 슈타인브뤼크 독일 재무장관은 여전히 "부가세 인하로 얻을 것은 전혀 없다"며 감세안 합의에도 불구하고 독일은 부가세를 내리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