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펀드, 한국에 3조원이상 투자

KOTRA와 계약체결…부동산ㆍ상장사 지분 매입
일본 투자펀드 '휴먼하모니 앤드 인터내셔널파트너스 재팬(HH&IPJ)'이 한국의 부동산과 상장기업 등에 올해 안에 1500억~2500억엔(약 2조2500억~3조7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하고 12일 도쿄에서 KOTRA와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히로타 도미히코 HH&IPJ 사장은 MOU 체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한국과 대만 일본 등 3개국에 3000억~5000억엔을 투자할 것"이라며 "그중 절반 정도를 한국 투자에 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경암자산관리그룹과 손잡고 한국에 투자회사인 HH&IPK를 합작 설립했으며,정부계 자산운용 회사인 마이어자산운용과도 협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히로타 사장은 한국의 투자 대상에 대해 "송도국제도시의 연세대 유치 프로젝트와 서울 도심재개발,관광 · 레저 · 환경사업 등에 투자할 것"이라며 "상장사를 포함한 민간 기업 4곳에도 지분을 투자하기로 이미 결정했다"고 전했다. 투자자금의 출처와 관련,HH&IPJ의 고야마 가즈테루 부사장은 "일본 국내외의 자본가들이 광범위하게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MOU 체결을 위해 도쿄를 방문한 조환익 KOTRA 사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HH&IPJ는 오는 6월 말까지 한국에 대한 투자자금을 모두 송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며 "그만큼 투자 의지가 확실하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작년 가을 미국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글로벌 투자가 얼어붙은 가운데 HH&IPJ가 엔고를 활용해 대규모 투자에 나선 것은 한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의 물꼬를 트는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일본 자본이 한국에 대대적인 투자에 나선다는 것은 한국 경제를 밝게 보고 있다는 증거"라며 "이번 투자를 계기로 투자 여력이 있는 일본과 화교자본 등의 한국 투자가 더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조 사장은 "일본 펀드의 경우 서구의 헤지펀드와 달리 단기 이익보다 중장기 이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한국 입장에선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