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의 아침] 뉴욕증시, 불확실성 해소에 3일 연속 상승

주식시장 투자자들은 역시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하는 것 같습니다.요즘 뉴욕 주식시장이 탄력적인 상승세를 보이는 것도 불확실성이 하나씩 제거되고 있기 때문인데요.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제너럴일렉트릭(GE)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입니다.이날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GE와 금융 유니트인 GE캐피탈의 장기채 신용등급을 종전 ‘AAA’에서 ‘AA+’로 한 단계 낮췄습니다.초우량 제조업체인 GE로서는 1956년 이후 처음으로 최고 신용등급을 잃은 것인데요.S&P는 글로벌 경제여건이 나빠지면서 GE캐피탈의 수익성이 압박을 받을 것이란 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 수천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GE캐피탈의 부실 상각으로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등급 하향 조정을 GE관련 악재가 노출된 것으로 보고 주식을 오히려 샀습니다.최근 6달러 대까지 폭락했던 GE주가는 이날 9.57달러로 12.7% 올랐습니다. 은행산업과 관련된 불확실성도 최근 급속히 해소되는 추세입니다.이틀 전 비크람 팬디트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가 내부 메모를 통해 씨티가 1∼2월 중 순익을 기록했으며 2007년 4분기 이후 최고 분기실적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부실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씨티가 이익을 냈다는 소식은 은행 시스템의 불확실성을 크게 해소시켜주는 역할을 했습니다.어제는 제이미 다이몬 JP모건체이스 CEO가,오늘은 켄 루이스 뱅크어브아메리카(BOA) CEO가 1,2월 수익을 냈다는 사실을 공표하면서 주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이밖에 약세장에서 주가하락의 요인으로 꼽혔던 공매도 호가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의원 및 금융당국자들의 발언도 시장에 희망을 불어넣었습니다.하지만 불확실성이 줄었다는 사실만으로 주가가 본격적으로 상승하는데는 한계가 있습니다.경기가 살아나야 하는데 아직은 바닥을 쳤다고 얘기하긴 어려운 상황입니다.

경제 관련 통계 등 악재에는 둔감

뉴욕 시장에서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투자자들이 악재에는 다소 둔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경기 침체 골이 깊어지면서 실업 문제는 심각한 상황입니다.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65만4000명으로 6주 연속 60만명을 넘었습니다.그만큼 일자리를 잃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주택 압류도 계속 늘고 있습니다.리얼티트랙은 지난 달 미국의 주택 압류 건수가 29만1000채로 지난해 2월에 비해 30%나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주택 압류는 주로 미 서부 지역과 플로리다주에서 많이 나타났지만 미 경제 악화가 심화됨에 따라 아이다호와 일리노이,오리건주 등 미 전역으로 확산되는 분위기입니다.주택 압류가 늘면 주택시장 회복이 어려워져 금융사 자산 부실화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소매 판매는 그나마 시장 기대보다 괜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상무부에 따르면 2월 소매판매(계절조정)가 전월대비 0.1% 감소했습니다.의류판매가 2.8% 증가하는 등 올들어 소비 위축이 어느 정도 진정돼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요.소비가 살아나면 연말께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란 기대가 확산될 수 있습니다.
경제 관련 통계는 아직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경제 위축이 조만간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가 확산되면서 단기 차익을 노린 공격적인 주식 매입이 뉴욕 주가를 크게 끌어올렸습니다.

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