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콧대 낮추고 외자 '모시기' 나섰다
입력
수정
1억弗 미만 투자 승인권한 지방정부로 넘겨중국이 해외 자금의 국내 유입을 촉진시키기 위해 투자규제를 대폭 완화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외자가 너무 몰려들어와 걱정이었던 중국이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가속화로 성장률이 급락하면서 외국자본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정책이 바뀌고 있다는 평가다. 또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금융시장의 대외개방도 크게 확대하기로 했다.
해외기업 中금융사 지분한도 상향도 검토
중국 상무부는 15일 △기업인수를 위해 1억달러 미만을 투자하거나 △자동차 회사의 해외 파트너 생산확대를 위해 증자를 시행할 때 혹은 부품회사를 만들 때 △1억달러 미만의 투자회사를 설립할 때 승인권한을 지방정부에 이양키로 했다고 밝혔다. 단,상장회사에 투자할 때는 중앙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중국 정부가 지방정부에 전결권을 넘기는 방식으로 복잡한 투자절차를 대폭 완화한 것은 금융시장의 혼란을 막고 올해 8% 성장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에선 최근 핫머니(국제투기자본) 등의 대규모 유출이 이어지면서 경제가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1월 외국자본의 중국 직접투자(FDI)는 75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2.7% 감소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4분기 중국의 자금 유출액이 2400억달러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인민은행은 이날 '2008년 국제금융시장' 보고서를 통해 해외 자본의 중국 투자를 늘리는 한편 중국 금융회사의 해외투자도 확대하는 방식으로 금융시장의 대외 개방폭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중국 금융시장에 대한 해외자본의 투자구조를 개선하고 △해외 투자자들이 금융자산을 쉽게 확보할 수 있도록 참여폭을 넓히는 한편 △중국 금융사의 대외 직접투자와 외환관리 방식을 간소화하고 △해외 대출제한을 완화하며 △중국 기업들이 해외 진출에 필요한 외환자금을 운용하기 쉽게 하는 조치들을 시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재 20%로 묶여있는 해외투자자들의 중국 금융사 지분 보유한도가 상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민은행은 보고서에서 세계 금융시장이 올 하반기가 되면 고비를 넘겨 안정되고 회복세로 돌아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각 국가들이 시행한 경기부양책 효과도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밖에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말 현재 1년 전보다 4178억달러 늘어난 1조9500억달러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상반기(2806억달러)에 비해 하반기(1372억달러) 증가폭이 줄어들었지만 전체적으로 외환보유 현황은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는 전년보다 20% 증가한 4400억달러로 집계됐고,경상수지 흑자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