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빙하기…그래도 길은 있다] 2분 이내에 채용담당자 사로잡아라

기업들이 신입사원 공채에 학점 제한을 없애고 토익 토플 등과 같은 공인 외국어 성적도 요구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입사 지원 때 자기소개서가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기업 채용 담당자들은 자기소개서를 통해 회사에 대한 열정을 살펴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원서를 쓸 때는 자신이 해당 회사에 입사해야 하는 명확한 이유를 확실히 밝히는 것이 좋다.

채용 업무를 맡고 있는 남재구 LG전자 과장은 "자신이 왜 그 회사에 입사하고자 하는지,그 회사는 왜 자신을 뽑아야 하는지에 대해 사례를 들며 논리적으로 기술한 자기소개서가 잘 된 경우"라며 "다른 사람의 자기소개서를 복사해서 천편일률적인 내용을 담거나 일방적으로 자기의 주장만을 펼치면 평가자의 눈길을 끌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는 지원 직무에 대한 관심과 열의를 보여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수많은 자기소개서를 읽는 채용 담당자의 눈에 띄기 위해서는 자기소개서를 쓸 때 2분 내에 그 회사에 맞는 인재임을 각인시킬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감정 '오버' 말고,작은 실수도 피하라

성적도 우수하고 경험도 많은데 서류전형에서 탈락했다면 자기소개서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감정에 휩쓸린 자기소개서는 인사 담당자에게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예를 들어 "비록 제가 능력은 부족하지만 같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다면 저의 숙명이라고 여기고 어떠한 일이라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와 같은 표현은 의욕이 지나친 나머지 신뢰감을 줄 수 없는 경우다. 온라인으로 지원하다 보면 이전에 작성한 이력서를 계속 사용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럴 경우 꼭 다시 한번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이전에 적혀 있던 회사 이름을 그대로 남겨두는 실수를 저지르는 사례 등이 매우 많기 때문이다. 이런 자기소개서는 아무리 내용이 좋더라도 성의가 없다고 생각될 수밖에 없다.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도 중요하다. 지극히 어려운 맞춤법이라면 몰라도 자주 쓰는 낱말을 잘못 쓰면 응시자의 기본적인 언어 실력을 의심받게 된다. 채용 전문업체 스카우트 관계자는 "입사지원서에 채팅 용어를 쓰거나 사진을 왜곡하면 감점 요인이 되기 때문에 꼼꼼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류전형을 위해 인턴 경험도 쌓아두자자기소개서를 소설로 착각해서도 안 된다. 보는 사람의 호기심을 자극한답시고 핵심 내용을 돌려서 설명하거나 군데군데 숨겨두는 지원자들이 있다. 하지만 인사 담당자는 수많은 자기소개서를 읽느라 바쁜 사람들이다. 자기소개서의 첫머리에 핵심 내용을 적어주는 것이 좋다.

신입사원 지원자들은 대개 굵직한 경력이 없기 때문에 수상 경력이나 아르바이트 경험 등을 무차별적으로 자기소개서에 쏟아내곤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자기소개서는 인사 담당자의 머리만 아프게 할 뿐이다. 모두 버리기에는 아까운 경력이라고 생각한다면 지원 직종과 직접적으로 관계되는 사항을 먼저 말하고 나머지는 뒤에서 간단히 설명하는 게 좋다. 입사를 마음에 두고 있는 곳이 있다면 그 회사와 관련된 직종에서 인턴 경험을 쌓아두는 것도 좋다. 취업 포털 잡코리아가 최근 국내 기업 인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당락 여부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항목에서 '인턴이나 아르바이트 경력'이 꼽히기도 했다. 그 다음은 관련 분야 자격증,영어회화 능력 등의 순이었다.

◆테샛으로 경제 지식도 업그레이드하라영어 말하기와 관련,최근에는 토익 말하기 시험이나 오픽(OPIc) 등과 같은 검증시험이 생겨나면서 평가 기준이 과거보다 객관적이고 엄격해지는 추세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기존 외국어시험(TOEIC,TEPS,TOEFL)뿐 아니라 영어 말하기 등급을 응시 자격에 추가했다. 현대중공업은 실무 평가에서 토익 말하기와 쓰기 시험을 실시하며 CJ그룹도 4차 면접 후 OPIc을 치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개발한 경제 분야의 토플인 '경제이해력 검증시험(테샛 · TESAT)' 등의 점수를 미리 확보해 두는 것도 좋다. 기업 입장에서 테샛은 지원자들의 경제 이해도를 평가하는 척도로 활용할 수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국내 159개 기업 인사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신입사원들의 시장경제 이해도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매우 낮게 나타났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기업들이 실제로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고,전반적인 경제 흐름을 간파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원을 원하는 만큼 테샛과 같은 시험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