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 22년만에 좌파정권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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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에 마우리시오 푸네스 당선
'중앙아메리카의 오바마'를 표방하며 정치 신인으로서 엘살바도르 좌파 세력의 핵심 리더로 화제를 모았던 마우리시오 푸네스(49)가 엘살바도르의 새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로써 22년간 이어졌던 친미 성향의 우파 정권이 무너지면서 중남미 지역의 좌파 바람이 더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엘살바도르 일간지 '라 프렌사 그라피카'는 15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좌파 정당인 '파라분도 마르티 국가해방전선(FMLN)'의 푸네스 후보가 우파인 '전국공화연합(ARENA)'의 로드리고 아빌라 후보(44)를 꺾고 새 대통령으로 선출됐다고 보도했다. 공식집계는 이번 주말 나올 예정이지만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후 푸네스가 자신의 승리를 선언했으며,아빌라도 패배를 인정하며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1981년부터 12년간 7만5000여명의 희생자를 낸 좌우 내전의 아픈 역사가 있는 엘살바도르에서 민주적 절차를 거쳐 좌파가 대권을 잡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좌파 성향의 TV 기자 출신인 푸네스는 2008년 FMLN에 입당한 후 게릴라 활동 경력이 없는 온화한 이미지로 대중들로부터 폭넓은 인기를 얻었다. 그는 "차베스 베네수엘라 정부보다는 룰라 다 실바 브라질 정부를 모범으로 삼겠다"며 실리 중심의 중도 좌파 노선을 강조했으며,미국과 우호적 외교 관계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엘살바도르 대선 결과에 대해 "엘살바도르 국민의 선택을 존중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