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떠난 사춘기 소년의 외로움에 대하여

김혜연씨 동화 '나는 뻐꾸기다' 출간
제15회 비룡소 황금도깨비상 장편동화 부문 수상작인 《나는 뻐꾸기다》(김혜연 지음,장연주 그림,비룡소)는 곁에 가족이 없는 어린이와 어른의 처지를 처량하지 않게 보여주는 소설이다.

주인공 동재는 새 학년이 될 때마다 선생님한테 써내야 하는 종이의 '보호자와의 관계'를 비워두는 외삼촌을 보면서,그 빈칸이 "나도 잘 모르겠습니다,얘를 왜 데리고 있어야 하는지"라고 말하는 것 같다고 느낀다. 사촌형의 구박에 가끔씩 옆집 기러기 아저씨네로 달려가기도 한다. 하지만 동재는 비뚤어지지 않고 착실한 모범생으로 살아간다. 그러다 '엄마,아빠,동생,나한테 없는 거 다 가지고 있는' 사촌형이 가출하면서 큰 깨달음을 얻게 된다. "아버지는 나보다 네가 아들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거야"라는 사촌형을 보며 동재는 모든 사람에게 나름의 슬픔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한뼘 더 자라난다. 작가 김혜연씨는 "아이들에게 큰 상처가 되는 외로움에 대해 다루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