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경영권 분쟁기업에 첫 의결권 행사

한단정보통신 27일 주총서
국내 최대 기관투자가인 국민연금이 1,2대 주주 간에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 한단정보통신의 경영권 향방을 가르기 위해 의결권(주주권한)을 행사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의 자산을 운용하는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한단정보통신의 주주총회가 27일로 예정돼 있어 금명간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를 열고 1,2대 주주 중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지 결정하겠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국민연금이 주요 주주 간의 경영권 분쟁에서 어느 한 쪽을 지지해 경영권 향방을 가르는 첫 사례가 된다. 셋톱박스를 만드는 한단정보통신은 현 경영진인 백운돈 이사 외 7인이 15.79%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2대주주였던 아크투자자문이 최근 16.81%까지 지분을 늘려 1대주주로 올라선 뒤 경영 참여를 선언하면서 분쟁이 벌어졌다. 이날 주가는 5820원으로 전날보다 3% 떨어졌다.

국민연금이 '단순투자만 하고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기존 방침을 바꿔 한단정보통신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함에 따라 기업 지배구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이 KT의 최대주주일 만큼 상장사 주식을 대거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앞으로도 경영권 관련 의결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