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F 쏠림이 돈맥경화 부추긴다"-푸르덴셜證

단기 투자상품인 MMF(머니마켓펀드)에 여전히 돈이 몰리고 있다.

업계가 MMF 규모를 줄이기 위해 법인 신규자금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별무효과다. MMF 설정액은 16일 현재 126조6242억원으로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16일 하루만 1조3052억원이 MMF로 순유입돼 5거래일 연속 뭉칫돈이 들어온 것이다.푸르덴셜증권은 18일 이와 같은 MMF 쏠림현상에 따른 문제점 네 가지를 지적했다.

MMF로 자금이 몰리면 △자금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고 △금리가 급등할 때 투자자의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데다 △대량환매로인해 금융시장이 교란될 수 있으며 △운용사가 다른 펀드를 운용하는데 문제가 있다는 진단이다.

◆돈줄 막히면 경기 침체 길어져MMF 규모가 너무 커지만 돈이 돌지 않아 기업의 돈줄이 막히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MMF 증가율은 상승세에 있지만, 돈이 묶이는 효과가 있어 시중 총통화(M2) 증가율은 줄어들고 있다.

정작 필요한 실물 부문으로 돈이 유입되지 않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자금이 들어오지 않으면 제조업의 자금난으로, 고용불안으로 이어지고, 고용불안은 개인의 소비침체로 이어져 경제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해석이다.

또한 자금쏠림 현상은 금리가 급등할 때 투자자의 원금손실이 발생할 위험도 있다. MMF는 장부가 평가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금리변동 위험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동시에 시장금리와의 괴리율이 0.5% 이상 벌어질 경우 시가평가 방식을 적용토록 하고 있어 갑자기 금리가 급등할 경우에는 투자자의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장부가평가액과 시가평가액의 차이가 0.5% 이상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심리적인 요인으로 대량 환매가 몰린다면 시장의 단기금리가 급등할 수 있고, 이 경우 손실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MMF 규제해도 단기자산 선호현상은 계속될 듯시장에서 어떤 이벤트에 의해 금리가 급등하거나 우려감으로 인해 MMF에서 급격한 자금이탈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MMF에서 대량 환매가 발생한다면 환매 자금 확보를 위해 운용사에서는 채권을 대량 매도할 수 밖에 없다. 결국 금리는 더욱 급등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2003년에는 SK글로벌 분식회계와 카드사태 등으로 금리가 급등했고 발생했던 MMF도 대량환매로 이어진 바 있다.

이 밖에도 MMF를 맡아 운용하는 업계까지도 문제가 전이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MMF의 비중이 높은 자산운용사는 펀드운용상 안정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MMF로의 자금 집중은 금융기관의 수신을 단기화시켜 자금조달과 운용상의 미스매칭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지희 푸르덴셜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이달 말에도 금융기관 등의 대규모 해지로 인해 MMF에서 자금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럴 경우 환매 자금 확보를 위한 단기채권 매도로 일시적인 단기금리 상승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이어 "운용사의 자율규제와 은행권의 MMF 수탁고 제한 등으로 MMF 자금증가세는 둔화되겠지만 단기 안전자산 선호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