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자업체, 경영진 교체 바람

소니 히타치 이어 도시바까지
[한경닷컴]보수적인 일본 업계에 경영진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경기침체 여파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소니 히타치 도시바 등 간판 전자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최고경영자(CEO)를 바꾸고 있다.

도시바는 18일 사사키 노리오 부사장(59)을 오는 6월 30일자로 사장으로 승진,임명하는 인사를 단행했다.니시다 아쓰토시 사장(65)은 대표권이 없는 회장에 내정됐으며,오카무라 타다시 회장(70) 회장은 고문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급작스런 인사 배경과 관련,“세계 동시 불황으로 반도체 업종의 실적이 급속히 나빠지고 있어 수익성이 좋은 중전기 사업을 총괄해온 사사키 부사장에게 구조재편 등 회사의 장래를 맡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사키 사장 내정자는 원자력 발전소의 설계 기술자 출신으로 근무 기간의 대부분을 중전기 부문에서 일해온 전문가다.특히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원자력 발전소 수주에서 뛰어난 수완을 발휘해 왔다.도시바가 미 웨스팅하우수(WH)를 인수했을 당시 담당 부사장으로 협상에 참여해 인수를 성공시킨 뒤 중전기 사업을 회사의 알짜 사업으로 키웠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이에 앞서 히타치제작소는 지난 16일 후루카와 가즈오 사장(62)이 부회장에 취임하고,후임 사장에 가와무라 다카시 히타치맥셀 회장(69)을 승격하는 인사를 4월1일자로 단행한다고 발표했다.이 회사는 2008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에 7000억엔가량의 적자가 예상되자 경영진 교체를 통해 구조조정에 나서기로 했다.히타치는 실적 악화에 따른 구조조정 방안으로 자동차기기 사업과 슬림형 TV 사업을 7월 중 분리시켜 별도 법인으로 만들 방침이다. 소니도 다음 달 1일자로 주바치 료지 사장(61)을 부회장으로 이동시키고,하워드 스트링거 회장(67)이 사장직을 겸임하는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소니의 임원진 교체는 경영 악화에 대한 문책 인사로 관련 업계는 보고 있다.부회장으로 승진한 주바치 사장은품질 문제 등을 책임지게 되지만,사실상 실무적인 의사 결정 라인에서 배제돼 ‘일선 후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