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美 국채매입 카드, 국내 증시에 호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8일(현지시간) 3000억달러를 투입해 6개월간 국채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연준은 국채 매입으로 금리를 낮춰 시장에 돈을 풀리게 함으로써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기준금리도 제로 수준으로 동결하고, 상당 기간 이 수준을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미국의 국채 매입 방안은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뉴스로 평가된다. 달러 약세를 유발시켜 원·달러 환율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증시는 환율과 높은 연관성을 보이고 있다.

19일 코스피 지수는 미국발 호재와 환율 급락에 힘입어 1186까지 올라갔지만 환율이 점점 낙폭을 줄이자 비슷한 궤적을 그리며 보합권으로 밀려났다. 기관의 순매도 전환까지 겹쳐 장중 하락 반전했다.국내 증시가 환율과의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점에서, 국채 매입에 따른 환율의 움직임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연준의 유동성 확대 정책에 힘입어 코스피 지수가 1400선까지 중기 랠리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1200선에서 주춤한다 해도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 증권사 박효진 연구원은 "선진통화의 연쇄적인 국채 직매입으로 선진통화발 캐리트레이드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달러화를 차입해 다른 통화로 표시된 자산을 매수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유입도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박 연구원은 "달러화 자산의 매력이 떨어지면서 전세계 환율 변동성이 급속도로 줄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진정국면을 보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화증권은 "원·달러 환율 측면의 부담이 덜어지면서 투자자들이 위험자산 선호로 움직일 여지가 단기적으로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키움증권도 미국의 유동성 확대로 신흥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자세가 한층 우호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내 달러화가 많아지면 금융위기가 재차 부각된다고 해도 외국인 투자자가 신흥시장에서 돈을 거둬갈 가능성이 적어진다"고 말했다. 이는 원·달러 환율 진정에 도움이 되며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