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1분기 '헛장사'

은행들이 올해 1분기에 순이익을 내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19일 금융감독당국과 은행업계에 따르면 국내 18개 은행은 지난 1월에는 소폭 영업흑자를 냈지만 2월에는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매달 연체율이 급등하면서 부실채권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3월엔 2월보다 더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 국내 은행들이 340억원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들의 원화 대출 연체율은 지난 2월 말 1.67%로 1년 전보다 0.66%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중소기업의 연체율은 1.0%에서 2.67%로 치솟았다. 이에 따라 올 1분기 은행들의 부실채권 매각 · 상각액도 전년 동기보다 2~10배까지 늘어나고 있다. 기업은행의 경우 지난 2월 초 2484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매각한 데 이어 이달 중 같은 방식으로 3000억~4000억원을 추가로 매각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분기엔 310억원 규모를 상각하는 데 그쳤다. 즉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부실채권이 늘어나고 충당금 전입액이 커지며 손익이 감소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예대마진도 200bp(bp=0.01%)대 초반으로 축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2007년 270bp대까지 올랐던 예대마진이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 하락으로 크게 줄어든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들은 수신은 1년 단위 장기로 하고 여신은 3개월 단위(주택담보대출)로 하기 때문에 금리 하락기에는 손해를 많이 본다"고 설명했다. 현재 은행들의 조달금리는 5.7~5.8%이지만 대출 금리는 주택담보대출을 기존으로 CD 2.4%에다 1~2%포인트 정도를 더한 수준에 불과하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