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스트레스에 민감한 소화기…명상ㆍ운동으로 다스려야

요즈음 경기침체와 자산가치 하락,취업난과 고용 불안,흉흉한 사건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절대빈곤에서는 벗어났지만 더 풍요롭게 살고 싶은 한없는 욕망과 국경을 허문 무한경쟁,쉴 새 없이 밀려오는 정보와 자극들이 현대인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

스트레스는 잘 활용하면 성장의 동력이 되지만 그렇지 못하면 변화에 지극히 민감한 체질이 되거나 병을 얻는다. 인체 중 스트레스에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기관 중 하나가 소화기인데 1997년 말 불어닥친 외환위기 때처럼 최근 소화가 안된다며 병원을 찾는 이가 제법 늘었다. 우리 몸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밀고 당기며 스트레스에 반응한다. 교감신경의 특징은 빠르고 강하고 요란하고 사납고 고집스럽고 투쟁적이고 혁명적이다. 반면 부교감신경은 느리고 부드럽고 조용하고 얌전하고 융통성이 있으며 평화적이고 보수적이다.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신경은 즉각 소화기관에 제동을 건다. 교감신경이 흥분하면 일시에 많은 혈액을 근육에 보내므로 소화기엔 평시보다 훨씬 적은 양의 혈액만 돌게 된다. 따라서 소화가 안 되고 음식을 먹은 후 쉽게 체하며 식욕이 감퇴되는 증상을 보이게 된다. 대장과 항문에서는 속항문조임근이 수축해 배변을 억제하므로 변비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반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면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돼 장의 꿈틀거림(연동운동)이 활발해지고 소화액의 분비가 늘어난다. 따라서 소화가 잘되고 쉽게 배고픔을 느끼며 식욕이 좋아진다. 이 때엔 근육보다 소화관이 혈액을 많이 사용하게 되며 속항문조임근이 느슨해져서 배변이 편안해진다. 남과 다투거나 화가 난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으면 소화기관은 교감신경이 흥분된 상태의 모습을 보인다. 반면 배불리 식사한 후 앉아서 행복하게 졸고 있으면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됐을 때의 양상을 보인다. 수면내시경으로 위를 검사해보면 그 차이를 확연하게 알 수 있다. 평소 여유롭고 검사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은 사람에게 내시경을 넣으면 위의 점막이 잘 펴져 관찰하기 쉬운 반면 평소 스트레스가 많거나 검사에 대해 심한 공포감을 느끼는 사람은 위가 수축하고 '구역질 반사'를 일으켜 원활하게 검사하기가 힘들다.

사람을 포함한 포유류들은 전체 에너지의 10~20%를 소화에 소비한다. 긴장하면 침이 마르고 입속이 건조해지며 위의 움직임이 멈추고 위산과 소화효소의 분비가 정체된다. 소장도 연동운동을 중단하고 아무것도 흡수하지 않는다.

위나 장으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므로 혈액 속의 포도당과 산소가 다른 장기에 공급된다. 소화기능은 조용하고 낙관적인 부교감신경계의 지배를 받아야 좋다. 부교감신경계가 약화되고 교감신경계가 기승을 부리면 소화기능은 뒷전으로 밀려나게 된다. 스트레스는 소화불량에 그치지 않고 소화성궤양이나 복통,궤양성 대장염,과민성장증후군을 일으킨다. 큰 수술이나 사고,화상,심한 세균 감염 뒤에는 출혈성 위염이나 '스트레스성 궤양'이 종종 발생한다. 이 역시 교감신경계 흥분으로 소화기관으로 가는 혈류량이 심하게 감소하면서 위와 십이지장이 빈혈 상태에 빠지고 경색과 괴사가 잇따라 궤양이 생기는 것이다. 또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소화기근육이 과잉 수축해 창자가 끊어질 듯 심한 통증이 생긴다.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말 그대로 애간장이 녹을 수 있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소화를 잘 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답은 간단하다.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키는 습관을 가지면 된다. 안정된 자세에서 눈을 감고 명상하고,어두운 곳에서 느린 템포로 심호흡을 하고,경쟁심 질투 등 교감신경을 자극하는 생각을 버리면 된다. 유산소운동으로 엔돌핀을 올리면 우울함이 사라지고 긍정적인 성격이 함양된다. 성공한 운동선수 중에 신경증(노이로제) 환자가 거의 없고 외향적이며 성격이 밝다는 점이 이를 증명해준다. 단 운동은 주 3회 이상,한 번에 30분 이상 규칙적 지속적으로 시행하되 무리해선 안된다.

요가 기공 최면 등은 부교감 활성 원리를 따르는 수련이기 때문에 훌륭한 스트레스 해소책이 될 수 있다. 스트레스를 완화하려 약물이나 알코올에 의존하려는 사람이 많은 데 그 어떤 약도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무마시키지 못하며 장기 복용하면 분명 부작용이 따른다. 음주는 회피이지 정면대응의 수단이 아닐 뿐더러 습관성이 되기 쉬우므로 삼가야 한다. ● 스트레스 줄이는 법

1.눈을 감고 조용하고 어두운 곳에서 느린 심호흡을 한다.
2.경쟁 질투 실패 돈벌이 등 교감신경을 자극하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3.느리고 조용하고 평화롭고 반복되는 경음악을 틀어놓는다.
4.시원한 바람소리,파도소리,나지막한 새 소리를 듣는다.
5.혁대 구두 시계 등 몸을 속박하는 것은 모두 벗어 놓는다.
6.1주에 3회,한 번에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한다.
7.알코올 카페인 조미료 첨가제 등이 든 음식을 삼간다.
8.요가 기공 명상이나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생활을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