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카이런 반제품 中 수출 지연…상하이차 요청에 9월께로 늦어져

쌍용자동차가 카이런 중국형모델(프로젝트명 L100)의 CKD(반조립제품) 수출을 5개월가량 연기했다. 대주주인 상하이자동차 요청에 따른 것으로,쌍용차 경영정상화에 일부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 관계자는 23일 "당초 다음 달부터 L100의 중국 CKD 수출을 개시할 예정이었지만,상하이차가 최근 내부 사정으로 현지 출시 시점을 늦추겠다고 통보해왔다"며 "빠르면 올 9월 말부터 정식 수출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CKD 수출은 완성차 수출보다 마진율이 높은데다,양사간 올해 계약물량만 2000대에 달해 쌍용차 경영정상화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돼 왔다. 상하이차가 쌍용차에 L100의 CKD 납품연기를 요청하면서,법정관리 중인 쌍용차와의 '거리두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상황에 따라 상하이차가 쌍용차의 대주주 자격을 박탈당할 수도 있어서다.

쌍용차 노조 역시 L100의 중국 수출에 반대하고 있다. 노조는 "상하이차가 카이런을 중국에서 생산할 경우 일자리는 물론 그동안 축적해온 생산 노하우도 빼내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쌍용차는 올해 국내외에서 총 8만대를 판매하기로 했다. 서유럽 판매망을 재정비하고 중국,러시아 등 신흥시장의 현지 마케팅을 강화해 4만대를 수출(CKD 포함)하겠다는 목표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