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쯔이 "소지섭씨 상반신 근육 인상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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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9일 개봉하는 '매란방' 홍보차 내한 장쯔이타임지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된 중국 여배우 장쯔이(29)를 2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났다.
내달 9일 개봉되는 첸카이거 감독의 '매란방'에서 매란방(리밍)을 사랑하는 남장여자 경극배우 역을 맡은 장쯔이는 촬영 과정의 에피소드와 한 · 중 문화교류에 대한 생각 등을 차분하게 들려줬다. "경극의 세밀한 동작을 배우기 위해 두달간 맹훈련을 했어요. 경극에 등장하는 굽높은 신발을 신고 일어서 걷는 동작을 배우는 데만 20일이 걸렸죠.긴 수염을 귀에 걸고 떼는 것을 익히는 데도 오랜 시간이 필요했고요. "
그러나 그녀는 남장여자 경극배우의 목소리는 2~3개월 만에 소화할 수 없어 대역을 썼다고 했다. 리밍의 대역은 매란방의 친아들이었고,그녀의 대역은 왕페위라는 배우였다. "시대극 연기를 위해 '거울 훈련'도 했어요. 집에 있는 주방을 20세기 초로 바꾼 뒤 집 한쪽에 거울을 두고 경극 배우의 동작과 습관을 배웠습니다. 그 인물이 되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야만 했죠."
장쯔이가 맡은 맹소동은 극중 매란방을 사랑하지만 그의 곁을 떠나는 인물이다. 매란방의 예술혼은 고독과 외로움에서 나온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그러나 정작 실제의 자신이라면 그 반대 행동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가 맹소동이라면 사랑하는 사람 곁을 잠시 떠났다가 다시 돌아왔을 거예요. 현대 여성은 자신이 갖고 싶은 것을 취하니까요. 소중한 것을 쉽게 포기해선 안되죠."
10년간 무명 배우에서 월드스타로 발돋움하는 동안 달라진 것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예전에는 스스로 작품을 선택하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선택폭이 넓어졌습니다. 출연작은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지난 10년간 16편에 불과해요. 앞으로도 매년 1편씩 좋은 영화에 출연한다는 생각으로 시나리오를 보고 있습니다. "개런티는 그동안 폭등했다. 10년 전 TV용 영화에 출연할 당시 약 40만원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광고 한 편에 29억원을 받았다.
장쯔이는 "한국에서 무대인사를 하는 도중 최신 외국 영화 포스터들이 많이 걸려있는 것을 보고 부러웠다"며 "한국과 중국은 가까운 나라인 만큼 문화교류도 확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지섭과 함께 한 · 중 합작 로맨틱 코미디 '소피의 복수'를 촬영했던 얘기도 했다. "소지섭은 수줍음이 많은 편인 것 같고 언어 문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촬영 중 상반신 노출 장면에서 근육이 정말 멋있었어요. "그녀는 또 "봉준호 감독이나 박찬욱 감독과 함께 작업해 보고 싶지만 한국어를 모르니까 쉽지 않다"며 "벙어리 역이라면 언제든지 달려올 수 있다"며 웃었다.
장쯔이는 약혼자를 묻는 질문에는 "사생활을 공개할 수 없다"며 함구했다. 그녀는 올해 초 해변에서 타임워너 주주인 약혼자 비비 네보와의 진한 애정표현 장면이 파파라치에 포착돼 세계적인 화제를 뿌렸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