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머저리? … 크루그먼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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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재무 '맞짱토론' 전격 제안거침없는 입담으로 악명 높은 페어 슈타인브뤼크 독일 재무장관이 독설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학 교수에게 '맞짱 토론'을 전격 제의했다. 세계 각국이 대규모 추가 경기부양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는 크루그먼 교수가 독일 정부의 경제위기 대책이 너무 소극적이라며 슈타인브뤼크 장관에게 인격모욕적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기 때문이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 영문판은 26일 슈타인브뤼크 장관이 이번 주 초 크루그먼 교수에게 "베를린에서 만나 금융위기에 대한 우리들의 견해 차이에 대해 토론해보자"는 내용의 공식 초청장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크루그먼 교수는 그동안 막대한 재정적자 부담을 우려해 경기부양책 실시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여온 독일에 대해 뉴욕타임스(NYT) 기고문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비난의 화살을 퍼부어왔다. 작년 12월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슈타인브뤼크 장관에 대해 "현재 상황의 유형을 이해하는 정신적 유연성이 결여돼 있는 것 같다"며 "위기의 심각성을 오판해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슈타인브뤼크 장관에 대해선 '머저리(bonehead)''돌머리(know-nothing)'라는 원색적 표현까지 써가며 조롱했다.
슈피겔은 크루그먼 교수가 초청에 응했는지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두 사람의 만남이 성사될 경우 격렬한 입심 대결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슈타인브뤼크 장관은 최근 조세피난처 문제로 스위스와 논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스위스에 매질을 해야 한다","기병대의 위협에 굴복한 인디언 같다"는 등의 직설적 비난을 쏟아내 스위스에서 '공공의 적'으로 떠올랐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