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에 몰린 '커코리안 제국'

MGM미라지 파산 위기
'기업사냥꾼'으로 유명한 미국 억만장자 투자자 커크 커코리언(91)이 위기에 몰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 세계적 호텔 · 카지노업체 MGM미라지가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추진 중인 86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카지노 · 리조트 프로젝트 '시티센터'가 문을 열기도 전에 파산 위기에 놓였다며 이르면 이번 주말 파산보호 신청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MGM미라지는 이날 기한이 된 2억2000만달러의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MGM미라지는 커코리언이 지분 53.8%를 갖고 있다. MGM미라지는 시티센터 합작 파트너였던 두바이월드가 독일 도이체방크와 추진 중이던 12억달러의 자금융자 계획이 취소된 뒤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로 인해 1년 전 96억달러에 달했던 커코리언 보유 지분의 가치는 현재 2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4억2500만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커코리언이 지분 39%를 보유하고 있는 덴버의 원유 및 가스업체 델타페트롤리엄도 유동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이 회사는 1억4000만달러가량이 급히 필요한 상황이다. 커코리언이 2007년 말 6억8400만달러를 투입해 취득한 이 회사의 지분 가치는 현재 4900만달러로 추락했다. 커코리언은 지난해 말엔 5억~8억달러의 손실을 입은 채 미 2위 자동차회사인 포드 지분을 전량 매각하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비즈니스위크는 "커코리언 제국의 2개 축인 MGM미라지와 델타페트롤리엄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며 "커코리언 자신도 코너에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