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서비스업 창업이 청년일자리 대안

김태기
고객 니즈에 개방적…자질 좋아
체계적인 지원시스템 만들어야
정부가 획기적인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일자리와 민생대책을 마련했다. 5조원을 투입해 새 일자리 55만개를 만들고 22만개를 지키며,33만명에게 교육훈련기회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고용상황이 급격히 나빠지고 민간 기업은 투자를 확대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정부가 팔을 걷어붙이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러한 대책은 중소기업에 청년들이 취업하도록 유인하고 생계가 어려운 서민들에게 당장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단기적인 처방이다. 정부가 재정을 계속 투입해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하려면 정부가 일자리대책을 발표하면서 장기적인 정책도 함께 제시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일자리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은 당장의 어려움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희망을 잃어 가고 있다. 그래서 정부는 고용문제가 심각한 이유를 설명하고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기업은 물론 개인이 각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을 제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 점은 청년층일수록 더 그렇다. 대기업의 문호는 갈수록 좁아지고,중소기업에 몸담기에는 대기업과의 격차가 너무 크며,인턴을 하더라도 그 이후에 갈 길이 막연한 현실을 알고 있다. 뿐만 아니라 10명 중에서 8~9명꼴로 대학에 진학하고 대학교육이 기업의 현실과 동떨어진 상태에서 괜찮은 직장을 기대하는 것은 거품일지 모른다는 점도 인식하고 있다.

우리나라 고용문제는 구조적인데 기인한다. 청년백수 문제나 비정규직 문제 다 그렇다.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떤 계기가 필요하고 당면한 경제위기와 이를 극복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공감대는 그 토대가 될 수 있다. 이래서 '원하는 만큼 일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참신한 기회(SOLE:Smart Opportunity for Underemployed Labor)'를 주는 국민경제운동이 필요한지 모른다. 청년의 경우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개척하는 창업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특히 서비스업 창업이 그렇다. 우리나라는 서비스산업 진흥을 통해 내수경기를 강화하고 서비스산업 선진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여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서비스산업의 창업일수록 고용창출효과가 크다. 이렇게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최근 중소기업청의 창업자금 신청은 물론 창업교육 강좌에 청년들이 몰리는데서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 서비스산업이 취약한 원인 중의 하나는 눈에 보이는 유형의 제품에 비해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서비스에 대한 가치를 낮추어 보는데 있다. 이러다 보니 특히 서비스업이 선진국에 비해 전문성과 다양성이 떨어진다. 그러나 청년들은 부모세대에 비해 지식이 풍부하고 외국 문물에 대한 안목이 높으며,고객의 니즈와 신기술의 이용에 대해서도 개방적이라는 점에서 서비스업 창업의 자질이 양호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청년창업이 결코 쉽지는 않다. 청년은 창업에 필요한 자금,정보 등이 부족하다. 따라서 정부는 청년창업가,창업지원교육이나 컨설팅 기관,민간 투자자 등이 역할을 분담하고 창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 정부는 뜻있는 청년들로부터 창업계획서를 받고,우수한 인재를 선발해 자금 등을 지원해 홀로 설 수 있도록 하며,성과가 뛰어난 창업가들은 민간 투자자와 손을 잡아 지속적으로 클 수 있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다.

부모세대가 새마을운동을 통해 농경사회를 산업사회로 전환시키고 가난에서 벗어난 위업을 달성했듯이,청년세대는 SOLE,국민경제운동을 통해 서비스산업의 선진화를 주도하고 고용불안을 해결하는 역사적 임무를 맡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