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 '소통경영' 나섰다

이달에만 6개 사업장 방문…임직원들과 격의없이 대화
최태원 SK 회장(사진)이 주요 계열사 사업장과 사무실을 잇따라 방문하고 있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공감대를 마련하고 그룹내 임직원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다.

그룹 주변에선 최 회장이 본격적으로 '소통경영'에 나섰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계열사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일임하고 글로벌 경영전략을 주로 챙겼던 그의 경영 스타일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도 한다. 지난해말 주요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 전면 교체란 초강수를 꺼내 든 뒤에 현재의 불황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절치부심하는 면모이기도 하다. 최 회장은 최근 SK텔레콤 마케팅본부와 SK브로드밴드,TU미디어,SK텔링크 등 IT(정보통신) 관계사들이 입주한 남산 밑 그린빌딩에 이어 워커힐호텔,SK네트웍스,SK증권 등 6개 계열사 사업장을 차례대로 찾았다.

올초 그가 경영화두로 내세운 '생존경영'에 대한 각 사의 대응전략을 경청한 뒤 즉석에서 한 시간 남짓 임직원들과 격의 없는 간담회를 주재했다. '생존확보''위기극복'등 구호가 적힌 패널을 격파하는 퍼포먼스에는 직접 시범을 자청하기도 했다.

간담회도 형식적인 업무보고보다는 현안들을 자유롭게 논의하는 분위기로 진행된다. 최 회장은 이런 자리에서 "금융위기로 시작된 이번 글로벌 경제위기는 큰 기업이나 작은 기업 모두에 '쓰나미'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누가 얼마나 생명을 연장시켜 나갈 것인가 하는 것이 생존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올초 동생인 최재원 SKE&S 부회장을 지주회사인 SK㈜와 SK텔레콤의 등기임원으로 전격 발탁,'형제경영'을 통한 역할 분담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 회장은 현재의 경제위기 상황에서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국내 경영에 주력하고,글로벌 경영현안은 최 부회장이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