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징주]은행, 너무 올랐나?…실적 우려에 조정 양상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며 증시 반등을 주도했던 은행주가 힘을 못쓰고 있다. 30일 오전 9시 55분 현재 신한지주가 전날보다 900원(3.37%) 내린 2만5800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을 비롯, KB금융(-2.76%) 하나금융지주(-2.04%) 외환은행(-1.47%) 기업은행(-2.60%) 등 우리금융을 제외한 은행주가 일제히 하락세다.

중소 건설사와 조선사에 대한 2차 신용위험 평가 결과가 나온 가운데 조만간 있을 1분기 실적 발표가 주가에 부담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50억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신한금융지주의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 모습이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순이자마진(NIM) 축소와 수수료 수입 정체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올해도 은행의 이익창출 능력은 약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올 1분기는 변동금리 대출의 기준금리가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폭락함에 따라 순이자마진이 0.3%포인트나 떨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황석규 KB투자증권 선임연구원도 "4월 어닝시즌에 들어가면 실적이 주가에 민감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1분기 은행 실적은 부진이 예상되기 때문에 은행주가 시장수익률을 상회(Outperform)하기는 어렵다"진단했다.

이준재 연구원은 "은행의 핵심이익력 약화로 손실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고, 자산건전성 악화 속도도 예상보다 빠르다"면서 "여전히 은행의 이익 추정치는 변동성이 높고, 자본확충으로 주주가치 희석 우려도 남아있다"고 지적했다.다만, 2차 신용위험 평가 결과는 은행 주가에 큰 영향을 주지 못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황석규 연구원은 "7개 상장 은행의 20개 건설사 및 조선사에 대한 대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익스포저(노출액)는 9243억원으로 추정되며, 추가 충당금은 647억원으로 은행 자기자본의 0.09%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