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돈 3조5000억 추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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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4700여 계좌 집중분석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5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비자금 전체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박 회장의 정상 사업자금을 포함한 3조5000억여원에 대한 계좌추적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현재 서울과 김해 지역에서 계좌추적에만 20여명의 수사관을 투입,2003~2004년부터 작년까지 박 회장과 관련된 연결계좌 4700여개를 집중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3조5000억원과 관련해) 어느 시점에 얼마나 자금이 있었고 현금과 달러가 어떻게 인출됐는지 보고 있다"며 "이를(박 회장의 여비서가 작성한) 다이어리와 비교 대조해 누굴 만났고 돈을 주었는지 확인하고 있으며,수사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대질신문 등을 통하지 않고서는 현금을 주고 받은 사실을 밝히기 어렵기 때문에 특정시점의 자금비축 및 이동상황 등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해 수사에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이 밝힌 3조5000억원은 태광실업 휴켐스 등 박 회장이 회사를 운영하면서 개인 · 법인 간에 거래한 사업자금을 전부 포함한 규모다. 결국 앞으로 드러날 비자금과 이 돈이 흘러간 곳에 따라 노무현 전 대통령을 포함해 새로운 인물들이 검찰의 수사대상에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와 함께 박 회장의 개인 혹은 가족 · 타 법인 명의 차명계좌 500여개를 확인하고 이 중 70~80여곳에 대한 추적을 마쳤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당초 박 회장이 국세청에 의해 고발당한 탈세 규모 200억~300억여원보다 더 많은 세금을 포탈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아직 수사 중이기 때문에 정확한 규모는 모른다"면서도 "국세청이 고발한 것보다는 훨씬 많다"고 말했다.
한편,검찰은 앞으로 수사의 중점을 지방자치단체장 등 지역관료 및 정치인으로 옮기겠다며 전 · 현직 지자체장의 줄소환을 예고했다. 검찰은 또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APC에 대한 계좌정보를 홍콩 사법당국으로부터 차례로 건네 받아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에게 건넨 500만달러와의 연관성에 대해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