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AA의경제학‥美 대학농구가 월드시리즈보다 상품성 높은 비결은

농구 슈퍼스타 등용문…대학브랜드 ↑
CBS 중계권료만 60억弗 달해, 결승전 도시 선정 올림픽 개최지 방불
올해 노스캐롤라이나大 5번째 우승
노스캐롤라이나대(UNC)가 7일(한국시간) 미시간주립대를 꺾고 통산 다섯 번째 우승컵을 안으면서 막을 내린 'NCAA 농구 내셔널 챔피언십'은 미국에서 슈퍼볼 다음으로 인기가 높다. 64개 대학이 토너먼트 방식으로 치르는 이 경기는 젊은 대학생들의 정열과 패기,눈물 등이 뒤범벅되면서 '3월의 광란'으로 불릴 정도로 미국 전역을 뒤흔든다.

이 과정에서 NCAA(National Collegiate Athletic Association;미국대학체육협회)는 엄청난 마케팅 수입을 올린다. NCAA는 농구를 포함해 대학 간 치러지는 모든 공식 스포츠 종목을 관할한다. NCAA 최고의 인기 종목은 미식축구와 남자농구다. 미식축구는 농구처럼 별도의 챔피언 결정전이 없어 농구 결승전이 NCAA 최고의 경기가 된다. NCAA 연간 수입의 대부분이 농구로 인해 생겨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준결승전과 결승전을 묶은 '파이널 포(Final Four)'의 상품 가치가 8200만달러로 NFL(미식축구)의 슈퍼볼(3억7900만달러),하계 올림픽(1억7600만달러)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는 5600만달러,NBA 결승전은 4700만달러에 그쳤다. NCAA 수입의 90%는 TV중계권과 마케팅 권리를 판매해 발생한다. 방송은 2003년부터 11년간 CBS가 독점으로 중계한다. CBS가 중계권을 따내기 위해 지불한 액수가 총 60억달러에 달한다는 후문이다.

미국 NBC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2012년 런던 하계올림픽 등 두 대회를 독점으로 중계하는 대가로 총 22억1000만달러를 지불한 것을 보면 오히려 올림픽보다 더 상품성이 높다는 얘기다.

마케팅 사업의 주된 수입원은 NCAA 로고와 마크를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식 후원 기업 선정에서 나온다. NCAA 후원 기업은 '코퍼레이트 챔피언스'와 '코퍼레이트 파트너스'로 나뉜다. '메인 스폰서'격인 챔피언스 기업은 AT&T,코카콜라,폰티악 등이 맡고 있으며 '서브 스폰서' 개념의 파트너스 기업에는 엔터프라이즈,하드포트,허쉬,쉐라톤호텔,스테이트팜보험사 등이 참여하고 있다. 기업들은 막대한 후원금을 내고 NCAA 로고,마크 등을 자사 제품 등에 활용하는 독점적 권한을 부여받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올림픽 로고 사용권을 주면서 후원금을 끌어들이는 공식 후원사 선정 프로그램인 'TOP(The Olympic Partner)'와 흡사하다. NCAA는 2007~2008 시즌에 총 6억1400만달러의 수입을 올렸으며,이 가운데 방송중계권과 마케팅 사업 등으로 5억4825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순수한 NCAA챔피언십 개최 수입은 5491만달러이며,남자농구의 수입이 3957만달러로 72%를 차지했다.

'파이널 포'가 열리는 도시 선정 작업도 올림픽 개최지 선정과 맞먹을 정도로 치열하다. NCAA는 64강전부터 8강전은 각 지역에서 치르다가 4강전 2경기와 결승전 경기는 1개 도시를 별도로 지정해 치름으로써 대회의 이미지 효과를 극대화한다. '파이널 포' 개최 도시는 NCAA가 신청을 받아 선정하며 2003년에 2011년까지의 개최 도시가 발표됐다.

'파이널 포'를 유치하면 해당 도시는 막대한 경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수십만명의 관중이 지역을 찾아와 관광 특수를 맞는다. 올해 대회가 열리는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포드필드 경기장은 총 7만2000여명이 입장할 수 있다. 산술적으로 '파이널 포' 3경기 관람자 수만 21만6000명이다. 최근 자동차 산업의 붕괴 여파로 두자릿수 실업률,범죄율 상승 등으로 우울한 나날을 보내던 디트로이트는 '파이널 포' 개최로 오랜만에 움츠린 경제에 기지개를 켰다. 디트로이트시 당국은 '파이널 포' 개최를 통해 총 3000만~5000만달러의 경제효과가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아울러 4강에 오른 대학들은 소속 대학의 티셔츠 모자 기념품 판매수입이 급증하고 학교 브랜드도 제고돼 입학 지원율이 올라가는 부수적인 이득도 얻는다.

한편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을 배출한 UNC는 이날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미시간주립대를 89-72로 꺾고 4년 만에 정상을 탈환,통산 다섯 번째 우승컵의 주인공이 됐다.

마이애미=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