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ㆍ영훈 국제中도 입학사정관제 도입

일부 과학고와 외국어고가 신입생 선발과정에 입학사정관제를 실시하기로 한 데 이어 서울지역 국제중에서도 이르면 내년부터 입학사정관제 도입이 추진된다. 대학에서 시작된 입학사정관제 도입 논의가 고교를 거쳐 중학교 입시에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9일 교육과학기술부 ·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시교육청과 대원 · 영훈중은 국제중 선발 과정에서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시교육청과 각 국제중에서 신입생을 뽑을 때 입학사정관을 활용할 수 있느냐는 질의를 해왔다"며 "할 수 있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부터 국제중으로 바뀐 서울 대원 · 영훈중은 현재 학교장 추천서 등 서류전형(1단계)과 면접(2단계)을 통해 정원의 3배수를 선발한 뒤 3단계에서 추첨으로 합격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되면 1단계 서류전형과 2단계 면접전형이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대체된다. 3단계 추첨제는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다. 각 학교와 시교육청이 국제중에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하려는 것은 2단계 면접 과정이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비판을 고려해서다. 비전문가인 교장 · 교감이 면접을 보면 사교육을 많이 받아 유창하게 대답하는 학생에게 더 눈길이 갈 수 있다는 것.

교과부 관계자는 "입학사정관은 학교를 방문해 담임 교사나 교우들에게 해당 학생에 대해 질문하는 등 학생의 성장환경과 소질 · 적성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김일형 대원중 교장은 "입학사정관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다"고 인정하며 "다만 수천명의 지원자를 일일이 검토할 수 없다는 점,또 초등학생들을 평가할 수 있는 잣대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신중히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입학사정관제 도입 여부는 각 국제중에서 세부 시행계획을 제출하면 서울시교육청에서 시교육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국제중과 같은 특성화중학교의 입학 요강은 매년 3월 말일 전까지 공고하도록 규정돼 있어 올해 입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