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넘는 초대형펀드 수익률 '기지개'

'한국밸류 10년…' 올 15.43% '1위'
'미래에셋 디스커버리…' 14% 선전
해외선 브릭스펀드 가파른 회복세
설정액 1조원을 웃도는 '공룡펀드'들이 겨울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국내 주식형펀드의 경우 연초 이후 수익률이 10%를 넘기 시작했고 6개월 수익률도 원금회복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 하지만 올 들어 시장의 주도주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시장 수익률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3개 중 2개는 주식형펀드 평균에 크게 못미치는 실정이다.

10일 펀드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1'은 연초 이후 지난 9일 기준 15.43%의 수익률로 공룡펀드 중 최고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 펀드는 3개월과 6개월,1년 수익률도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을 크게 앞서고 있다. 기업가치에 비해 턱없이 낮은 주가로 거래되는 종목을 발굴해 장기투자하고 기업가치가 비슷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자기자본이익률(ROE)를 선호하는 독특한 투자철학을 갖고 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지난해 시장이 급락한 이후 정보기술(IT) 헬스케어 업종에 대한 비중을 꾸준히 늘려오면서 수익률이 크게 좋아졌다"고 분석했다.

주식형펀드 최대 운용사인 미래에셋의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4C-A'도 연초 이후 15%대 수익를 내고 있으며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도 14.29%로 나름 선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설정액이 1조원을 넘는 전체 18개 국내 주식형 펀드 중 5개만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12.19%)을 앞서고 있고,1년을 놓고 보면 단 3개 펀드만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다. 코스피지수와 비교해도 연초 이후는 5개,1년은 절반인 9개만 코스피지수 수익률을 웃돈다. 조완제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시장 상황은 개별종목 장세에다 업종별 순환매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설정액이 큰 펀드들이 지수대비 초과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중국과 브릭스펀드가 주축을 이루고 있는 해외 공룡펀드는 브릭스펀드 수익률 회복이 가파른 편이다. '슈로더브릭스주식형-자A-1'은 연초 이후 15.16% 수익을 내,6개월 수익률도 -2.64%까지 손실폭을 줄였다. 반면 '신한BNPP봉쥬르브릭스플러스주식-자H클래스A 1'은 러시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이 18.49%로 뛰어났지만 연초 이후 2.39%, 6개월 -15.17%로 부진한 편이다. 중국펀드에서는 '신한BNPP봉쥬르차이나주식1'이 연초 이후 6.28%로 중국펀드 평균 수익률을 크게 앞서고 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