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어라운드株] 어닝시즌 투자전략? 턴어라운드株에 물어봐

지주사ㆍ음식료ㆍ금융株 등 순익 증가 기대
코스닥선 LEDㆍ풍력 등 녹색성장株 주목

증시가 본격적인 어닝시즌(실적 발표 기간)에 돌입했다. 지난 9일 신세계, 10일 포스코를 시작으로 상장사들이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 들어갔다. 어닝시즌을 맞는 여의도 증권가의 분위기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경기가 바닥을 지나고 있다는 신호가 솔솔 나오기 시작한 데다 주요 기업의 1분기 이익 전망치가 당초보다 상향 조정되고 있어서다. 실적 부진을 이미 각오하고 있었던 탓에 예상보다 더 나쁘지만 않다면 오히려 긍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실제 코스피지수가 최근 한 달 반 만에 300포인트 이상 급반등한 것도 유동성의 힘뿐 아니라 실적이 최악의 상황을 지났다는 기대감이 상당부분 선반영된 덕분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에 따라 증시 분석가들은 단기 급등으로 증시에 과열신호가 뚜렷한 만큼 이익 증가 추세가 확인되면서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에 주목하는 전략을 추천했다. 증시가 숨고르기를 하며 단기 조정에 들어가더라도 '턴어라운드주'(실적개선주)는 상승 탄력을 쉽게 잃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지주사 내수주 금융주 등 턴어라운드 기대15일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가 주요 증권사의 실적 추정치를 종합한 결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331개사의 올 1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8조9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7조원)에 비해서는 절반 수준이지만 작년 4분기(5조6000억원)보다는 약 60% 증가한 규모다.

특히 순이익은 작년 4분기 1조8000억원가량 손실에서 올 1분기는 5조5000억원 이익으로 전환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기업들이 영업이익을 내고도 원 · 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환차손과 지분법 손실 등 영업외 비용으로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 들어서는 환율 안정과 증시 반등 덕분에 순이익을 낼 것이란 분석이다.

주목되는 것은 이익 추정치 규모가 점차 올라가고 있다는 점이다. 대우증권의 경우 분석 대상 304개 상장사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합계가 연초 13조원대에서 9조987억원으로 줄었다가 4월 들어 9조1504억원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조승빈 대우증권 연구원은 "작년과 비교하면 절대적인 이익 규모는 크게 줄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된 실적 전망 하향 추세에 제동이 걸렸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기업들 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선 여전히 반토막 수준이지만 작년 4분기보다는 감소세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여 이익 저점을 지나고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자회사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지주사와 음식료 교육 게임 등 내수주,증권 보험 등 금융주,정유 등 에너지주들의 이익 증가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주사의 경우 지난해 4분기 300억원 이상 영업적자를 냈던 GS는 GS칼텍스 등 자회사의 이익 증가로 올 1분기엔 700억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됐다. 순이익 기준으로 전분기 손실을 보았던 LS LG 한화 등은 올 들어 순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주의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 지난해 4분기(1~3월) 16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던 현대증권은 이번 4분기엔 500억원 정도의 영업이익이 가능할 것으로 삼성증권은 전망했다. 우리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등도 전분기에 비해 영업이익이 3~4배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보험주로는 동부화재 LIG손보 등이 기대주다. 이 밖에 빙그레 오리온 온미디어 CJ제일제당 대교 등 지난해 4분기 순손실을 기록했던 주요 내수주들도 흑자전환이 가능할 전망이다. 코스닥시장에선 풍력 발광다이오드(LED) 2차전지 태양광 등 녹색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 들어 주가가 급등한 태웅 현진소재 평산 용현BM 등 풍력 관련주들은 모두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반도체 대진디엠피 등 LED주의 이익 증가도 기대되고,2차전지 소재주인 엘앤에프는 작년 1분기 영업적자에서 올해는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주도 관심이다. 4월 들어 지난 13일까지 주가가 54% 폭등한 네오위즈게임즈는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에 비해 108%나 급증할 것으로 에프앤가이드는 내다봤다. 메가스터디 크레듀 등 교육주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 PBR보다는 PER 낮은 종목 주목증권사들은 실적이 나아지면서 업종 내 경쟁사에 비해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종목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증시가 실적 발표 시즌에 접어든 만큼 저평가 기준은 주가순자산비율(PBR)보다 이익 추세를 감안한 PER가 더 유용하다는 평가다.

대우증권은 최근 1주일 사이에 이익 전망치가 상향조정된 종목 중 지난 한 달간 12개월 선행 PER 상승률이 낮아 가격 부담이 덜한 종목을 관심주로 지목했다. SK케미칼 KT&G LG생활건강 삼성전자 코리안리 등이 포함됐다.

삼성증권은 실적개선주 가운데 주가가 덜 오른 종목과 경기방어주를 관심주로 제시했다. 주가 부담이 덜한 종목으로는 제일기획 신세계 삼성중공업 대한항공 LG텔레콤 등이 꼽혔다. 경기방어주이면서 실적이 좋은 종목엔 KT&G 유한양행 LG생활건강 한국가스공사 웅진코웨이 등이 포함됐다. 동양종금증권은 실적이 좋아지고 있는 내수주를 관심주로 제시했다. 농심 오리온 등 음식료주,동아제약 LG생명과학 등 제약주,CJ홈쇼핑 GS홈쇼핑 등 유통주 등이 실적 시즌에 유망한 종목으로 평가됐다. 우리투자증권도 대한항공 메리츠화재 한솔LCD 등을 실적개선 유망주로 추천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