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여의도 33배 규모 해외식량기지 확보

러 연해주 소재 뉴질랜드 영농법인 인수 합의
2012년까지 경작 규모 5만ha로 확대 계획

현대중공업이 서울 여의도 넓이(2.95㎢)의 33배에 이르는 해외 영농법인을 인수, 해외식량기지 확보에 본격 나섰다.

현대중공업은 14일 러시아 연해주에 위치하고 있는 뉴질랜드인 소유의 하롤 제르노(Khorol Zerno) 영농법인의 지분 67.6%를 인수키로 합의, 해외 영농산업에 첫발을 내디디게 됐다고 밝혔다.


하롤 제르노 영농법인은 러시아 연해주의 ‘하롤스키 라이온(Khorolsky Rion)’ 지역<지도>에 1만ha 규모의 농장을 소유·운영하고 있다. 1만ha는 과거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가 간척한 서산농장과 같은 규모이다. 현대중공업은 앞으로 2012년까지 4만ha의 농지를 추가로 확보해 영농 규모를 5만ha로까지 넓힐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해외 영농법인 인수로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과 함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친환경사업을 집중 육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이 농장은 토지 비옥도를 유지하고 비료 사용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체 농지의 3분의1만 경작하는 친환경 윤작 농법을 채택하고 있다.

2014년에는 연간 총 6만 t의 옥수수와 콩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수확한 농산물을 국내에도 공급, 축산농가가 겪고 있는 사료 수급 불안정과 가격 급변 해소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롤스키 라이온 지역은 연해주의 주도(州都)인 블라디보스토크시에서 차로 약 2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곡창지대로, 도로 등 물류 인프라가 잘 갖춰져 곡물을 국내로 반입하기 쉽고 수출에도 유리한 지역이다. 현대중공업은 이 농장에 상주 임직원을 파견해 직접 경영하고 현지 직원을 대상으로 선진 농법 등 교육을 실시해 경영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충북 음성에 태양전지 공장 준공에 이어 올 2월에는 1000억원을 투자해 군산에 국내 최대 규모의 풍력발전기 공장 설립에 들어가는등 녹색성장 산업에 역량을 총집중하고 있다. 조류발전사업에 본격 나서 지난해 국내 첫 조류발전소인 전남 진도의 울돌목발전소에 600kW급 발전기를 납품한데 이어 최근에는 조류발전의 핵심장치인 고효율 특수 수차와 안정적 전력 공급이 가능한 조류발전장치를 개발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