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10명 중 3명은 불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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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에 용돈 전혀 안드려" 31%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9명은 자녀에게 노후 부양을 기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따로 사는 부모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식에게 부양기대" 11% 불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최근 전국 성인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한 '부양의식 및 부양실태 분석'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4일 발표했다. '자신의 노후 대책'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77.2%가 '스스로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정부와 사회가 부양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는 응답이 11.9%로 그 다음이었다. '자녀가 부양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는 응답은 10.9%에 불과했다. 이 같은 결과는 자녀가 부모를 부양하는 것을 당연시해온 전통이 사실상 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부양의 대상을 '자신'이 아닌 '현재의 나이 든 부모'로 바꾸자 '자녀가 부양해야 한다'는 답변이 58.4%로 가장 많았다. 자신은 부양받지 못하지만 현재의 부모는 절반이 직접 부양해야 할 의무를 느끼고 있다는 뜻이다. '스스로 부양'은 30%,'정부와 사회가 부양'은 11.5%로 각각 나타났다. '빈곤 가정의 노인을 누가 부양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정부와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는 대답이 73.6%에 달했다.
따로 사는 부모에게 경제적 지원을 하는 경우도 많지 않았다. 응답자의 30.9%는 용돈을 전혀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용돈을 주는 사람 가운데 월 20만원 이하를 주는 사람은 71.2% 였다. 여유진 보사연 부연구위원은 "스스로 노후를 책임지겠다는 인식이 강하게 나타난 것은 가족 부양이 감소하지만 이를 대체하는 공적 부양이 충분하지 못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