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 국제사회 메시지 제대로 읽어라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로켓발사를 비판하면서 유엔 차원의 제재 방침을 담은 의장성명을 발표했다. 로켓발사 불과 9일 만에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이런 입장을 밝히면서 "추가 발사행위를 금지하라"고 촉구(促求)한 것은 이번 일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와 판단이 어떠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간 북에 상당히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져온 중국과 러시아까지 비난과 제재에 동참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로써 국제사회가 준 메시지는 명확해졌다. 한반도와 관련국의 평화안정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모든 도발 행위는 즉각 중단하라는 것이다. 그 바탕에는 가급적 빨리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지원을 통한 경제개발에 주력하는 것이 북한에 이익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자리잡고 있음은 물론이다. 우리 정부가 숙고끝에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전면참여 방침을 확정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로켓발사를 전후해 거듭 남북간 긴장완화 노력에 동참과 6자회담 복귀를 촉구했으나 변화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던 게 북한이다. 따라서 유엔 제재에다 우리의 PSI 전면참여 등에 따른 고립은 북 스스로 '위험한 도박'을 선택하면서 자초한 셈이다.

안보리 제재 방침이 발표된 뒤 북측이 6자회담에 불참하겠다는 성명을 즉각 내놓은 것 자체는 그런 차원에서 보면 예견됐던 반응이 아닌가 싶다. 다만 안보리 제재에 대한 반발의 강도가 다소 높고 6자회담 불참에 대한 표현도 과도할 정도로 거칠다는 점에서 어떤 도발을 시도할지 걱정이 앞서는 것 또한 사실이다. 양자회담을 노리면서 미국의 관심사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게 근래 북의 일관된 입장인 만큼 우리 정부도 만에 하나 그같은 도발 가능성에까지 대비해 모든 측면에서 치밀한 대응책을 세워놓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가장 바람직한 것은 더 이상의 도발이 고립화와 자멸(自滅)의 길이라는 점을 북한 스스로 자각하는 일이다. 북은 이번에 드러난 국제사회의 단호한 의지를 제대로 읽고 평화공존과 상호 공동발전의 길로 지금이라도 나와야 한다. 한반도에서 긴장고조 행위를 일체 중단하고 6자회담에 복귀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이 앞으로 구체화될 유엔 제재조치를 유보시킬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