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게이트] 라응찬-박연차 50억 '거래 성격'도 규명

검찰, 대가성 자금 여부 파악 나서
검찰이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건넨 돈 50억원의 성격을 규명하기 위해 본격 나섰다. 2007년 4월 라 회장이 골프장 가야CC의 지분 5%를 사달라며 박 회장에게 건넨 이 돈은 지금까지 통장에 그대로 남아있어 다른 명목으로 건네졌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라 회장이 박 회장 계좌로 입금한 개인 돈 50억원의 성격을 규명하기 위해 지난 14일 권두철 가야CC 대표를 소환조사한 것으로 15일 밝혀졌다. 검찰은 또 권 대표와 함께 가야CC 인수를 담당한 신한은행 부장급 간부 1명을 같은 날 소환해 조사했다. 라 회장과 박 회장은 이 돈을 가야CC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주고 받은 돈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검찰은 다른 목적으로 건네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라 회장 측의 해명대로라면 박 회장은 이 돈으로 가야CC 지분을 매입했어야 한다. 그러나 박 회장은 2년 동안 이 돈을 통장에 그대로 보관했다. 또 50억원 중 10억원으로 고(故) 김환기 화백의 그림 2점을 샀다가 다시 그 돈을 채워넣어 지금도 50억원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이들 그림은 태광실업 계열사인 정산컨트리클럽에 소장돼 있다.

검찰은 따라서 이 돈이 다른 명목으로 제3자에게 건네질 돈이거나 두 사람 간의 대가성 있는 자금 흐름일 가능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라 회장이 박 회장에게 맡긴 50억원이 일본인 명의의 차명계좌에서 나온 것으로 파악하고 이 돈의 조성 방법과 흐름을 파악해 왔다.

검찰 관계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소환에 앞서 박 회장과 관련된 모든 주변 의혹들까지 들여다 보고 있다"며 "일단 가야CC 지분 인수 명목으로 돈이 오간 것으로 보고 있지만 관련자 조사를 통해 의문이 풀리지 않을시 라 회장을 소환 조사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