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외국인 '팔자'… 개인만 산다

증시 변동성 커질듯
개인투자자들이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공세에 맞서 매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단기 매매에 치중하는 개인의 투자 성향을 감안하면 당분간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개인의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과열 양상을 빚고 있는 일부 종목은 급락 가능성이 있어 추격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2728억원어치를 순매수해 4일째 매수 우위를 보였다. 반면 기관은 8일째 순매도 행진을 멈추지 않았고 외국인도 5일 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이날 기관과 외국인은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798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개인의 매수세 가담으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하루 거래대금은 최근 각각 8조원과 4조원 안팎을 기록해 전체로는 이날도 12조원을 넘었다. 고객예탁금도 전날 기준으로 15조6936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고치인 2007년 7월18일의 15조7694억원에 바짝 다가섰다. 개인은 코스피지수가 종가로 1300을 넘어선 지난 7일부터 하루만 소폭 순매도한 채 지속적으로 매수 강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코스닥시장에서 개인들은 활발하게 종목 교체에 나서 최근 1주일간 셀트리온 코오롱생명과학 디오스텍 등 바이오주와 네오위즈게임즈 게임하이 엠게임 등 게임주를 집중 순매수 중이다. 반면 서울반도체 태웅 평산 성광벤드 소디프신소재 등 발광다이오드(LED) 풍력 원자력 태양광 등 그린에너지 관련주들은 대거 처분했다.

개인 매수세가 몰린 일부 종목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보름 만에 주가가 77% 급등한 카메라 모듈렌즈 전문기업인 디오스텍은 이날 장중에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순이익 44억원에 불과한 소형주의 시총이 유가증권시장의 롯데칠성 금호산업 등과 대등한 수준으로 급증한 것이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나 기관은 특정 기간 순매수를 지속한 다음 차익 실현에 나서는 등 일정한 패턴을 보이지만 개인은 조직화돼 있지 않고 단기로 사고파는 경향이 강하다"며 "개인 거래 비중이 커지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