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영진전문대 하이닉스반, 선배들이 후배 전원에 장학금 주겠다

"후배들이 잘 돼야 선배들도 잘되는 법입니다"

16일 한국 주문식 교육의 원조로 명성이 높은 영진전문대(총장 최영철) 에 경사가 났다. 이 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하이닉스에 근무 중인 선배들이 십시일반 모은 장학금 1500만원을 하이닉스반도체 이천사업장으로 견학을 온 후배들에게 전달하고 앞으로 후배전원에 장학금을 주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이번 행사는 한국대학교육의 문제점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기업체 맞춤형 교육의 성과가 단순한 산학협력을 넘어서 선후배간의 지속적 관계로 이어지는 새로운 문화로 발전해 가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영진전문대 출신 하이닉스 직원들이 후배사랑 장학금을 쾌척하게 된 것은 영진전문대와 하이닉스가 산업현장에 맞는 인력을 공급하기 위한 협약을 2004년 체결하고 전자정보통신계열에 하이닉스반을 개설, 교육을 시작한 것에서 시작됐다.

하이닉스반은 회사의 주문에 따른 교육과정인 플라즈마공학, 진공시스템개론, 반도체공정실습 등 현장에 꼭 필요한 반도체 제조관련 11개 과목을 집중 교육했다.방과 후에는 영어, 중국어, MOS 마스터(MS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엑서스 활용능력시험)국제공인자격증 취득 등을 위한 자체 스터디 그룹을 결성해 학업에 정진했다. 2학년 2학기부터는 아예 한 학기를 하이닉스반도체 현장에서 인턴으로 마쳤다.

이같은 협약학과의 성과는 주효했다. 2007년 첫 배출된 1기생 40명 전원이 채용됐고, 2008년도에도 40명이 모두 입사했다. 올해는 어려운 경제 여건 하에서도 3기인 19명이 이 회사에 취업하는 등 지금까지 모두 99명이 취업했다.

하이닉스도 재교육이 필요 없는 신입사원을 받아 실무에 바로 배치할 수 있어 효율적이었다. 대학은 확실한 취업처를, 학생들은 취업 걱정없이 학업에 열중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둔 셈이 됐다. 하이닉스도 우수인력 양성을 위해 41억원에 상당하는 반도체 전(前)공정 설비를 대학에 기증했다. 영진전문대학도 1만 클래스 청정도를 갖춘 198㎡규모의 클린룸(Clean Room)에 후(後)공정 설비를 투자해 하이닉스반 학생들의 전공 실습을 도왔다. 또 겨울방학기간에는 이 대학 교수들이 4주 동안 하이닉스 반도체 제조 현장에 파견돼 실무 교육을 받기도 했다.

이같은 교육방식으로 맞춤형 인재를 공급받은 하이닉스는 이후 1000만원에 상당하는 반도체 관련 전공서적을 대학에 기증했다. 2007년 10월에는 김종갑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이 직접 대학을 방문해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높은 취업실적에 따라 하이닉스반에 지원자가 몰리면서 지난해 4기 경쟁률이 8.3대1로 초창기보다 2배이상 높아졌다. 학점도 3.8에서 4.5학점 정도의 우수한 학생들이 지원하게 됐다.영진전문대 졸업생 대표로 장학금을 전달한 강수봉 씨는 "하이닉스와 모교의 산학협력 발전을 위해 ´후배사랑 릴레이 장학금´을 조성하게 됐다"면서 "앞으로 5년 동안 모교 출신 임직원들을 중심으로 장학금 1억원을 조성해 영진전문대 하이닉스 반도체장비교육위원회 산하 반도체 장비학과 학생 전원에게 장학금 혜택을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김종갑 하이닉스 사장은 영진전문대와의 반도체 맞춤형 교육과정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19억원 상당의 반도체 시험장비를 추가로 기증하고 "앞으로 기업 맞춤형 교육이 취업으로 이어지는 모범적인 산학협력 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