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외국계證 "비중 축소"에도 급등

6개월만에 1만4천원대 회복 … 반도체값 상승 등 겹호재로
현대證, 목표가 1만9천원 제시
하이닉스가 외국계 증권사의 '비중 축소' 투자 의견에도 불구,8% 이상 급등하며 6개월 만의 최고가를 경신했다.

최근 한 달간 주가가 70% 이상 급등한 데 따른 부담도 있지만 여전히 실적개선을 감안한 '매수' 추천이 우세한 편이다. 주가 상승에 맞춰 목표주가를 올리는 증권사들도 나오고 있다. 하이닉스는 17일 코스피지수가 장중 20포인트나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오름세를 유지하며 1150원(8.68%) 오른 1만44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10월20일(1만5350원) 이후 6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개인투자자 거래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이 매수 · 매도 1위 창구에 오르면서 이날 거래량은 4500만주를 넘어 이번 주 들어 가장 많았다.

반도체 가격 상승이 이 같은 주가 급등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서원석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반도체 현물가격 강세가 고정거래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새벽에 거래를 마친 미 증시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도 10% 이상 오르는 등 반도체 업황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또 하이닉스 매각 주관사가 이달 말 투자자들에게 투자의향서를 발송,매각작업에 본격 착수할 것이란 소식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연구위원은 "매각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는 것은 지배구조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긍정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외국계 증권사에서 부정적 보고서를 내놨지만 주가를 돌려 놓지 못했다. 노무라증권은 "현 주가는 이미 반도체 호황기 수준을 반영하고 있다"며 하이닉스의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에서 '비중 축소'로 낮췄다.

이 증권사는 또 최근 반도체 가격 상승이 수요 회복보다는 공급 감소에 따른 것이어서 2분기 이후에는 다시 조정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금융위기가 진정되면서 재무적 부담이 해소된 점을 감안해 목표주가를 기존 9200원에서 1만1000원으로 올렸지만 이날 종가보다 여전히 20% 이상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하이닉스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많은 편이다. 김장열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이번 주 반도체 현물가격이 19%나 급등하면서 PC업체들이 고정거래 가격 상승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고정거래가격 상승이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이끌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날 목표주가도 PBR(주가순자산비율) 2.6배를 적용한 1만9000원으로 높였다. 그는 "과거 반도체 가격이 급상승한 2001년 말부터 2002년 초에는 PBR가 4배에 이른 적도 있어 삼성전자 PBR보다 높기는 하지만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서원석 연구위원도 "오는 5월 중 고정거래가격이 오르고 3분기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지난해 4분기를 바닥으로 이 회사의 실적이 추세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 3분기에는 영업이익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서 연구위원은 목표주가 1만8000원에 '매수' 추천했다.

서정환/정인설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