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수익 확보하자"… 국내 주식형펀드 7일째 환매

한군관련 해외펀드는 5주째 유입
코스피지수가 단숨에 1300대를 회복하자 펀드를 환매해 일단 수익을 확보하려는 투자자가 늘면서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엿새째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환매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는 데다 최근에는 직접 주식 투자에 나서기 위해 환매하는 수요까지 가세해 투신권의 매수 여력은 더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ETF 제외)에서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7일 연속으로 자금이 빠져나갔다. 8일 528억원을 시작으로 7일 동안 2460억원이 순유출됐다.

코스피지수가 7일 1300선을 찍은 이후 투자자들의 환매 욕구가 늘어난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달 초 하루 300억원 수준이던 환매대금은 7일부터 800억원 선으로 많아졌고 코스피지수가 1340선을 돌파한 14일에는 1213억원까지 증가했다. 15일과 16일에도 환매 규모가 800억원대에 달했다.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하면 13일 하루에 4922억원의 환매가 나타나며 2898억원이 순유출됐다.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7일 연속으로 자금이 순유출된 것은 코스피지수가 1200선 돌파를 시도했던 지난 2월4~12일 이후 두 달여 만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지수가 2004년께 적립식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의 손익분기점인 1300선에 들어서면서 환매가 늘고 있다"며 "펀드를 깨서 직접 투자하겠다는 투자자도 속속 나타나고 있어 투신권이 환매용 현금 확보를 위해 주식을 팔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투신권은 이날까지 9일 연속으로 2조5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처분했다. 이에 대해 강 팀장은 "단기 급등에 따른 건전한 조정 과정으로 볼 수 있다"며 "지수1300선 내외에서 펀드 환매에 따른 물량이 소화되고 나면 증시는 더 탄력있게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번 주(4월9~15일) 한국 관련 4개 글로벌 주식형펀드에는 5주 연속 자금이 들어 왔다. 이머징포트폴리오닷컴에 따르면 이번 주 글로벌이머징마켓(GEM)펀드를 포함한 한국 관련 4개 펀드로 21억43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지난해 4~5월에 5주 연속 자금이 유입된 후 최장 기간 유입세다.

전 세계 주요 증시에 투자하는 인터내셔널펀드에 7억6400만달러가 들어왔고 아시아펀드(일본 제외)에도 7억3900만달러가 유입됐다. 특히 아시아펀드는 6주 연속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고,주간 유입 규모도 7억달러대로 불어났다. GEM펀드와 퍼시픽펀드는 각각 6억1900만달러,2100만달러 유입을 기록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