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감동 방송광고] 커플서 가족모델 교체 성공 "역시 하이마트"

하이마트의 '과속 스캔들 3대' 광고의 메시지는 하나다. 휴대폰도 편하고 현명하게 하이마트에서 구매하라는 것. 하이마트가 휴대폰을 취급한 지 1년여 밖에 되지 않아서인지 소비자들은 하이마트가 휴대폰을 판매하는지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휴대폰 시장은 포화상태다. 수많은 제품과 서비스가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선택의 폭은 넓어졌지만 경기불황으로 소비자의 부담도 커졌다. 이 때문에 소비자 개인 특성에 맞는 제품,통신사,요금제도,부가 서비스 등에 대한 통합설계가 더욱 중요해졌다. 이런 시점에서 '과속 스캔들 3대' 광고는 하이마트가 각 통신사별 제품을 비교할 수 있고 최신 휴대폰도 구비돼 있다는 것을 소비자에게 알리고자 했다. 결과적으로 이 광고는 '휴대폰도 역시 하이마트'라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한다. 특히 2002년부터 유지해온 'song광고' 스타일이 돋보인다. 하이마트 광고는 여지껏 처음부터 끝까지 기존 노래를 개사해 광고 모델이 부르는 뮤지컬 방식이었다. 최근 히트한 원더걸스의 '노바디',손담비의 '미쳤어',소녀시대의 '지'같은 후크송처럼 광고 음악의 가사와 멜로디는 소비자의 뇌리에 남았다. 이번 광고에서는 이문세의 히트곡을 빅뱅이 리메이크한 '붉은 노을'을 사용했다. 남녀노소 누구나 익숙한 노래라서 광고 효과가 더 컸다.

영화 '과속스캔들'의 배우들을 등장시킨 것도 주효했다. 코미디 영화 '과속스캔들'의 분위기를 그대로 가져와 하이마트 광고 특유의 유쾌함을 이어갔다. 최근 흥행작의 요소를 이용해 광고 주목도도 높였다.

지금까지 유지한 하이마트의 커플 모델 컨셉트가 한 가족으로 바뀐 것도 시의적절했다는 평가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가족'은 중요한 문화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이는 영화 '과속스캔들'의 흥행요인이기도 하다. 세 가족이 '하 하 하' 웃으면서 끝나는 장면은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자는 공익 광고적 성격도 보여준다. 하이마트 광고가 매번 재기발랄할 수 있었던 비결은 광고 제작 과정이 모든 사원에게 열려있기 때문이다. 모델 선정,기획 등 제작을 제외한 모든 단계가 관리자가 아닌 주로 일반 여직원과 젊은 신입 사원들의 회의로 진행된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나온 의견이 광고에 반영된 결과 "시간 좀 내주오" "딱 걸렸네" 등의 유행어를 탄생시켰다. 선종구 하이마트 사장은 "지난 10년간 광고회의에서 사장인 내가 원하는 광고안은 채택된 적이 없었다"며 "성공 비결은 직원들"이라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