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하모니… '명품 화음'이 몰려온다

생마르크ㆍ볼쇼이ㆍ돈코사크 합창단 잇단 내한 공연
내달 28,30일 조수미ㆍ흐보로스토프스키 듀엣도 눈길
'천상의 목소리'를 다양한 시선과 울림으로 감상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된다. 러시아 볼쇼이 등 유명 합창단의 중후한 화음과 스웨덴 리얼그룹의 아카펠라,국내 최고의 소프라노 조수미가 러시아의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와 함께 하는 듀엣 콘서트 등이 잇따라 열린다.

5월17일 예술의전당에서 내한 공연하는 러시아 볼쇼이 합창단은 70년 전통을 자랑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합창단이다. 쇼스타코비치,하차투리안 등 러시아 거장들의 작품이 이 합창단에 의해 초연됐다. 어떤 노래도 절제해서 부르는 전통 때문에 격정적인 러시아 민요도 볼쇼이 합창단에선 담담한 선율로 나타난다. 이번 무대에서는 '검은 눈동자''백학' 등 러시아 전통민요에서부터 '그리운 금강산''청산에 살리라' 등 한국 가곡까지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영화 '코러스'로 유명한 프랑스 생마르크 합창단의 핵심은 지휘자 니콜라 포르트다. 생마르크 합창단이 1986년 리옹 푸르비에르 사원의 전속 합창단으로 설립됐을 때부터 니콜라 포르트가 지휘해오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영화 '코러스'의 '망자에 대한 추모' 등 영화음악부터 종교음악,샹송,한국 가요 '마법의 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노래를 들려준다. 23일 세종문화회관.

24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내한공연을 갖는 러시아의 돈 코사크 합창단은 1917년 볼셰비키 혁명의 산물이다. 당시 혁명군에 패배해 포로수용소에 붙잡혀온 코사크인들이 민요를 부르며 패배의 아픔을 달래다가 수용소에서 나온 뒤 합창단을 만들었다. 그런 사연이 배어있는 애수 깃든 선율이 전매특허.이번 공연에서는 '다비드 시편 1번''주의 기도''차이코프스키의 추억들' 등 성가,러시아 민요 등을 부른다.

아카펠라 그룹은 '색깔'이 중요하다. 적은 숫자로 차별성을 드러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5월6일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하는 리얼그룹의 특색은 아카펠라와 재즈의 절묘한 결합이다. 아카펠라의 종교적이고 정돈된 화음은 아름답지만 대중성이 떨어진다. 리얼그룹은 아카펠라에 자유로운 재즈 리듬을 접목시켜 '아카펠라 재즈 그룹'이라는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어 냈다. 재즈 요소의 과감한 도입은 대중음악과 아카펠라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중요한 계기였다. 이번 공연에서는 'Prime time blues''I sing you sing' 등 기존 히트곡과 신곡 15여곡을 들려준다. 5월28,30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듀오 콘서트를 갖는 소프라노 조수미와 바리톤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는 '호흡'이 돋보인다. 소프라노는 보통 오페라에서 테너와 함께 무대에 서고 바리톤과의 무대는 드물다. 1995년 흐보로스토프스키의 첫 내한 공연 때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은 이후 유럽 등지에서 함께 무대에 올랐다. 두 성악가 모두 열정적으로 노래하는 스타일이어서 눈을 떼기가 쉽지 않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펠리샹 다비드의 '브라질의 진주' 중 아리아 '미조리의 노래',리하르트 바그너의 '탄호이저' 중 '오 나의 저녁별이여' 등을 부른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