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원 이하 소자본 창업 뜬다

"적게 투자해서 위험 줄이자"
샌드위치·와플·떡볶이점 인기…소액 프랜차이즈 브랜드 '봇물'
참숯 바비큐치킨으로 유명한 ㈜훌랄라는 조만간 프라이드치킨 시장에 신규 진출한다. 지난 9년간 프라이드치킨보다 10%가량 비싼 바비큐치킨 가맹점을 550개나 개설했지만 불황으로 저가 프라이드치킨 수요가 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프라이드치킨점은 점포 개설비(임대료 제외)가 3000만원 선으로 기존 바비큐치킨점의 절반 수준이다.

불황이 길어지면서 예비 창업자들이 투자 위험을 줄이기 위해 큰돈은 못 벌어도 소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한 업종을 찾고 있다. 이런 창업시장 트렌드를 반영해 최근 인기를 끄는 국수,샌드위치,떡볶이,프라이드치킨 등의 가맹점들은 임대료를 빼고 5000만원 이하에 창업할 수 있게끔 맞춰져 있다. 김병갑 훌랄라 대표는 "일자리난으로 신규 창업수요는 크게 늘었지만 경기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해 창업자들이 리스크가 적은 소자본 창업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소자본 창업의 대표 업종은 간식 테이크아웃 매장.깔끔한 데다 객단가(1인당 구매액)가 일반 식당의 절반 수준이어서 젊은층에게 인기다. 2007년 7월 첫선을 보인 토스트전문점 '토스피아'에선 샌드위치가 1500~2000원,음료수와 함께 먹어도 4000원이면 된다. 올 들어 가맹점이 20여개 늘어 현재 50개를 넘어섰다. 창업비는 16.5㎡(5평) 기준 2000만원이다. 콘피자,와플 등 2000원 이하 메뉴를 주로 파는 '요기꺼리'도 33㎡(10평)짜리 점포를 1980만원에 창업할 수 있다.

명동 터줏대감으로 60년 전통의 '명동할머니국수'는 2007년 충정로점을 시작으로 가맹사업에 나선 뒤 최근 1년 새 가맹점이 20개가량 생겨났다. 점포 개설비는 33㎡ 기준 3500만원이다. 일본식 수제 삼각김밥 전문점 '오니기리와이규동'은 1000~2000원대 저렴한 삼각김밥으로 학원가를 중심으로 인기다. 16가지 삼각김밥과 2900원짜리 우동이 주 메뉴이며 개설비(33㎡ 기준)는 4500만원 정도다.

'만두빚는사람들'은 호텔이나 고급 중국식당 등에서나 맛볼 수 있는 고급 만두를 1000원대에 내는 만두전문점이다. 만두를 기계로 빚어내는 쿡리스(cookless) 시스템을 도입,초보 창업자들도 직영점과 같은 맛을 낼 수 있게 했다. 33㎡ 점포를 내는 데 3800만원이 든다. 제너시스 등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소액 창업시장을 겨냥해 투자비 5000만원 이하인 떡볶이 등 신규 브랜드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올해 창업시장에선 불황을 반영해 객단가가 낮은 아이템이 뜨고 있다"며 "가맹본사들도 이런 시장 수요를 감안해 투자비가 적은 신규 브랜드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