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주공ㆍ토공 통합 용두사미 안되려면

우윤석
국회, 신속한 법안처리로 힘보태고
비전ㆍ시너지 극대화에 머리 맞대야
현재 국회에서는 주택공사와 토지공사를 통합하기 위한 한국토지주택공사법안에 대한 심의가 한창이다. 지난 1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를 통과한 이 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심의와 본회의 의결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그동안 여러 차례 주공과 토공의 통합 논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때마다 이해 관계자들의 강력한 반발과 정치적 논의과정에서의 추진동력 상실에 따라 일부 기능 조정에 그치는 등 용두사미로 끝나곤 했던 것이 과거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현 정부에서 추진하는 두 공사의 통합은 내집 마련을 염원하는 국민들의 광범위한 지지와 공공부문 개혁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성과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시점에서 주공과 토공의 통합공사가 출범하면 실제 우리 경제와 국민생활에 어떤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게 될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첫째,두 공사의 기능 중복으로 인한 비효율을 제거할 수 있게 된다. 주공과 토공 간 과도한 경쟁에 따른 중복투자를 방지하고,기능이 겹치는 부분의 인력을 감축함으로써 인건비와 운영비 등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통합 초기에는 기존 사업의 계속 추진이 어느 정도 필요하고 조직의 안정을 꾀할 필요가 있으므로 이러한 효과를 성급하게 기대하기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둘째,보금자리주택 건설 등 서민 주거복지와 장기적으로 국가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임대산업단지 개발이나 토지비축 등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정책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문이다. 이러한 공공성이 높은 핵심기능을 강화하고 도시재생 사업 등에 기관의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공기업의 존립 목적인 공익실현에 한층 더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서는 특히 중대형 분양아파트 사업 등 민간과 경합되는 사업영역을 폐지 또는 축소하려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요청된다. 셋째,서민주택을 신속하고 저렴하게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된다. 택지개발과 주택건설 일원화에 따른 시너지 효과로 공사기간이 단축되고 기반시설 설치비용 등이 절감될 경우 아파트 분양가격 인하효과가 예상된다. 특히 택지개발에 따라 발생하는 이익을 서민 주거복지를 위한 임대주택사업에 재투자할 경우 정부의 재정부담을 줄이면서도 서민주거복지 기능이 한층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넷째,주공 · 토공 간의 경쟁적 개발을 지양하고 이미 확보된 용지를 통합적으로 개발,전 국토가 개발공간화하는 문제를 해소하고 택지개발 단계부터 향후 건설될 주택과 도시까지 고려하는 최적의 입체적 개발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소중한 국토 이용과 관리 효율성이 한층 높아지고 지속가능한 국토창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끝으로 국회와 정부,두 공사는 통합을 계기로 공기업 개혁의 물꼬가 확실히 터질 수 있기를 모든 국민이 바라고 있음을 명심하고 그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국회는 통합법안이 국회 국토해양위원회를 어렵게 통과한 만큼 4월 임시국회에서 통합법안을 조속히 처리해 더 이상의 소모적 논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부도 통합공사 설립 준비 작업을 차질없이 진행해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통합공사가 공공기관 선진화의 모범사례로 자리매김하고 국민에게 신뢰받고 사랑받는 공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주택공사와 토지공사는 지금까지 서로를 비난하던 조직이기주의를 탈피하고 새로운 통합공기업의 비전과 미션을 설정하는 데 머리를 맞대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