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太 펀드매니저 17% "한국비중 늘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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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메릴린치 조사, 아시아에서 中 다음으로 유망아시아 · 태평양지역 펀드매니저들이 한국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이 지난달부터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4000억원 이상의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것은 이 같은 펀드매니저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반영한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BOA(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글로벌 펀드 매니저 214명 가운데 아시아 · 태평양지역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아시아(일본 제외)에서 가장 유망한 투자지역을 묻는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17%가 한국을 꼽았다고 22일 밝혔다.
이 같은 비율은 중국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아 · 태지역 펀드매니저들이 가장 유망한 지역으로 보는 국가는 중국으로 전체의 33%가 투자 비중을 늘리겠다고 응답했다.
BOA-메릴린치 서울지점 관계자는 "펀드매니저들이 한국의 투자 비중을 높이겠다는 응답이 많은 것은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글로벌 국가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업체의 펀드매니저 서베이는 매달 조사해 발표하지만 아 · 태지역의 펀드매니저만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펀드매니저는 중국과 한국에 이어 홍콩(9%)과 인도네시아(3%)도 투자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말레이시아는 전체 펀드매니저의 25%가 비중을 줄이겠다고 응답했다. 호주(13%) 싱가포르(5%) 태국(5%) 등도 투자 비중을 축소하겠다는 응답이 많았다. 또 펀드매니저들은 한국과 중국에서 에너지 은행 등의 종목을 눈여겨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호 업종을 묻는 질문에 에너지 은행 보험을 꼽은 응답이 각각 20%를 넘었다. 이와 함께 IT(정보기술)업종의 투자 비중을 늘리겠다는 펀드매니저도 10%가량 됐으며,소비재를 지목한 응답은 5% 수준이었다.
반면 유틸리티업종은 절반이 넘는 펀드매니저들이 비중을 줄일 것이라고 응답했다. 제약 소매업 미디어 관련 종목들도 지금의 보유 비중보다 낮추겠다는 응답이 30%를 넘었다.
이 같은 결과는 글로벌 경기가 바닥 국면을 탈출하면서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자 경기 회복 국면에서 실적이 크게 증가할 에너지나 IT 기업들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작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가가 크게 하락한 은행 보험 등 금융주들도 가격 매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