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ㆍ이성태, 국회서 공동검사 놓고 신경전

李총재 "금감원이 정보 안줘"
尹재정 "한은이 오히려 비협조"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한은법 개정을 논의하기 위해 23일 출석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한은과 금융감독원의 공동 검사 실효성에 대해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이 총재는 "한번은 외환과 관련해서 금감원과 공동으로 은행에 검사를 나간 적이 있는데 한은 직원이 요구한 정보에 대해 금감원 직원이 (피검 은행에) 한은에는 정보를 주지 말라고 해서 못 받은 적이 있다"고 폭로했다. 이 총재는 또 "한은이 금감원에 공식적으로 공동 검사를 요구했었는데 거부당한 일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감원은 절차상 하자가 있을 뿐 건전한 은행인데 뭐하러 검사를 하느냐는 논리였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윤 장관은 "금감원장으로 재직할 때 한은과 불편했거나 협력이 안 된 부분은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이 총재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윤 장관은 "오히려 금감원 직원 중 은감원에서 온 사람들은 오히려 한은에서 정보를 안 준다고 불평했다"며 공박했다. 윤 장관은 또 "금감원장 시절 한은이 공동 검사를 요청하면 즉각 응하라고 했고 양해각서(MOU)도 체결했기 때문에 정보를 원활하게 공유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은에 조사권을 부여하면 금융회사 입장에선 참으로 피로한 것이고 부담스러운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회 재정위는 당초 이날 전체회의에서 한은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려 했으나 윤 장관과 이 총재가 이처럼 첨예하게 대립하자 오는 27일 다시 논의하는 것으로 일정을 미뤘다.

박준동/차기현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