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펀드 '무럭무럭' 자란다
입력
수정
설정액 2.8조… 3년만에 10배 급증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어린이펀드가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다. 목돈 마련에다 어린이들의 경제교육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목돈 마련ㆍ금융교육 '일석이조'
26일 펀드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어린이펀드 설정액은 2005년 말 1885억원에 그쳤으나 매년 꾸준히 증가해 22일 기준 2조8000억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전체 주식형펀드 규모와 비교하면 여전히 미미하지만 적립식 비중이 높은 펀드 특성상 설정액은 꾸준히 늘고 있다. 실제로 삼성투신운용의 어린이펀드인 '삼성착한아이예쁜아이펀드'의 경우 전체 계좌 수 9893개 중 90%에 육박하는 8857개가 적립식이다. 어린이펀드는 미래 고객인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펀드여서 일반 펀드보다 보수가 저렴하다. 펀드 가입 때 제공되는 부가 서비스도 다양하다.
어린이펀드를 운용하는 대부분의 운용사들은 어린이 경제교실이나 해외 금융기관 · 대학을 견학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거나 영어 강좌, 유학 설명회 등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가정의 달인 5월에 이벤트가 집중되는 만큼 각 판매사나 운용사를 통해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또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있게 쓴 운용보고서를 분기마다 받아볼 수 있어 경제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다. 일부 운용사는 만화 형태로 보고서를 만들어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펀드 전문가들은 어린이펀드도 다른 펀드와 마찬가지로 투자상품이어서 운용을 잘못하면 최악의 경우 원금을 까먹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상품 선택시 운용사나 수익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재까지 시중에 나와있는 어린이 관련 펀드는 20여종에 이른다. 투자처도 다양해 국내 주식뿐만 아니라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상품들도 나와 있으며 운용사별로 운용스타일이나 투자대상이 달라 펀드별 수익률 차이가 크기 때문에 가입시 자산 배분을 고려해 가입해야 한다.
꼭 자녀명의로 들지 않더라도 어린이펀드는 가입이 가능하지만 현재 상속증여세법상 만 19세까지는 10년씩 단위로 1500만원, 20세 이후에는 3000만원까지만 증여세 면제 혜택이 있어 증여세 면제한도를 체크해 자녀명의로 가입하는 것이 좋다. 어린이펀드가 제도적으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소득공제 등 특별한 세제혜택이 주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2007년 어린이 펀드 추가 세제 혜택에 대한 논의가 진행된 적이 있지만 아직까지 어린이펀드에만 적용되는 별도의 혜택은 없는 실정이다. 허선무 삼성투신운용 리테일본부 상무는 "자녀들이 금융용어에 친숙해지고 장기투자의 개념을 정립하는 등 어린이 펀드 가입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금융 교육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