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항공주 'SI불똥'에 곤두박질

황금 연휴 기대감 불투명
항공주와 여행주가 고환율 공포에서 벗어나자마자 돼지 인플루엔자(SI)에 발목이 잡혔다. 5월 초 황금연휴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러운 SI 확산 소식에 연일 하락세를 타고 있다.

대한항공은 28일 2.38% 내린 3만6900원에 마감,사흘 연속 떨어졌다. 이 기간 12% 급락하며 최근 한 달간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아시아나항공도 3.25% 하락한 3870원에 장을 마치면서 나흘째 내림세를 보였다. 여행주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도 전날 각각 6.86%,10.07% 급락한 데 이어 이날도 2.87%,1.93% 내렸다. 세중나모여행도 전날 13%대 급락에 이어 이날도 3.02% 하락했다.

항공주와 여행주는 최근 주가 걸림돌로 작용하던 원 · 달러 환율이 떨어지면서 움츠렸던 주가가 기지개를 켜던 상황이었다. 특히 근로자의날과 어린이날로 이어지는 연휴에 해외여행 수요가 많아 2분기 턴 어라운드 전망이 제기됐지만 돌연 SI 사태가 터지면서 투자심리가 또다시 얼어붙고 있다.

한승호 신영증권 기업분석팀장은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를 통한 출국자 중 SI의 주요 발병 지역인 멕시코를 비롯한 북미 지역 비중이 2~3%에 불과해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2003년 사스(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가 발병했을 당시 내국인 출국자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전력이 있어 투자심리에 미치는 영향은 부정적"이라고 진단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에 대해 "환율과 유가 안정에 따라 실적 예상치를 상향 조정하지만 SI 사태로 인해 실적 가시성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투자의견 '보유'를 유지했다. 하지만 UBS증권은 "SI 사태로 항공여행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지만 과거 사스나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이 제한되면서 여행 수요가 늘어나면서 주가가 반등한 만큼 좋은 매수 기회가 올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여행 · 항공주와는 대조적으로 강원랜드는 SI로 인해 출국자가 줄면 상대적으로 수혜를 볼 수 있다는 분석에 1.43% 올랐다.

인플루엔자 백신 생산 능력을 보유한 녹십자도 이틀 연속 상한가로 마감했다. 동물백신 관련주인 씨티씨바이오 중앙백신 중앙바이오텍 대성미생물 등을 비롯해 수산주인 오양수산 사조산업 사조대림,닭고기주인 하림 마니커 등도 이날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